앵커: 한국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지위 변화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김여정이 주석단 맨 앞줄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인데요. 김여정이 점차 북한 권력 일선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1일 개막한 북한 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주석단 맨 앞줄에 앉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22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세포위원장 대회 개막식에서 주석단에 앉은 것으로 식별됐다"고 밝혔습니다. 당 부부장급 인사로 알려진 김여정이 주석단 앞줄에 앉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여정의 지위가 상승했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 김여정은 정치국 후보위원이기 때문에 최근 위상 등 앞으로 동향 등에 대해서 유의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석단 전면에는 일반적으로 당 부위원장, 혹은 당 부장급 이상의 인사가 앉습니다. 당 부부장급 인사가 주석단 맨 앞자리에 앉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은 "부위원장 혹은 부장급 인사가 꼭 주석단에 앉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부부장급 인사가 주석단 전면에 앉은 전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 노동신문은 이와 관련해 "김정은 동지를 위시한 당 중앙위 정무국 성원들이 주석단에 등단했다"면서 "중앙과 도당 책임일꾼들도 함께 등단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여정이 중앙당 책임일꾼 자격으로 주석단에 앉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김여정이 주석단에서 모습을 드러낸 만큼 점차 핵심적인 지위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김여정이) 당 전면, 앞으로 나서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례가 되풀이되면 부부장 정도가 아니라 좀 더 높은 직급을 받았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김여정은 20대에 당 핵심지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 김경희 전 당 경공업부장과 비교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을 얼마나 의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김여정은 지난 10월 열린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2014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된 뒤 2016년 당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1년여 만에 당 정치국에 발을 들여놓은 겁니다. 김경희의 경우 60대 중반에 정치국 위원이 됐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한의 당 전원회의를 통해 급부상한 인사인 박광호가 김여정의 입김으로 당 고위직에 올랐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여정이 간부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는 등의 권력 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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