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년사 통해 남북관계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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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도 육성으로 직접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남북관계 개선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남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오전 9시 조선중앙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신년사 발표에서 남한 당국을 향해 "남북관계 개선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남북관계 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니며 국제공조를 청탁하는 것은 민족의 운명을 외세의 농락물로 내맡기는 수치스러운 사대매국 행위"라며, "남북 공동선언들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2월에 이뤄진 장성택 숙청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장성택 숙청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선중앙TV: 반당•반혁명 종파일당을 적발, 숙청함으로써 당과 혁명대오가 더욱 굳건히 다져지고 우리의 일심단결이 백배로 강화되었습니다.

이번 북한의 신년사에 대해 한국 정부는 아직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1일 낮 보도자료를 내고 "대남 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을 언급했으나 비난도 계속하고 있어 향후 태도변화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많은 대북 전문가들은 장성택 처형 이후 한반도 정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남쪽도) 여기에 대한 대응으로서 당국 간 대회를 먼저 제의하는 방법이 있고요. 또 상호체제 비방 중지도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우리가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이끌어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장성택 처형 이후 체제정비가 급한 북한이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기보다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주장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시간 벌기'를 하려는 전략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단적인 예가 북한이 신년사에서 여전히 '선군'을 강조하고, 핵 보유 사실을 과시하는 등 국방력 강화를 언급한 부분입니다. 더구나 북한이 남한의 '종북 소동'을 문제 삼은 것은 대남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남한의 일부 전문가들은 태도 변화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북한의 전형적인 대남 대화 공세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실제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라기보다는 중국이나 미국을 향해서 남북관계를 빌미로 북한의 요구들이 실현되지 않으면 핵실험을 비롯한 다른 긴장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신년사에 나온 것처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를 갖고 대화에 나올지 새해 초 북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