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용의자 리정철 석방

0:00 / 0:00

앵커: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당국에 체포된 리정철이 3일 석방과 함께 추방됐습니다. 수사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김정남 암살사건이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정철이 석방된 것은 현지시간으로 3일 오전 8시 50분 경입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리정철이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기소를 포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정철은 그동안 조사 과정에서 "피살 사건 당시 공항에 있지 않았고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의 제조나 반입도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 일체를 부인해왔습니다.

사실 김정남을 죽음에 이르게 한 독극물 VX 제조에 그가 관여했을 것이란 여러 정황이 있습니다.일단 화학 연구원으로서 건강식품 업체에 위장 취업을 했습니다.

또한 공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에 달아난 4명의 용의자가 리정철의 차량을 이용하는 장면도 찍혔습니다. 그렇지만 리정철은 "차가 갑자기 사라졌을 뿐 이번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항변했습니다.

결국 리정철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지 건강식품 업체에 위장 취업했던 그를 이민법 위반을 적용해 추방했습니다.

유동렬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리정철의 차를 이용해 김정남 암살에 연류된 4명이 도피한 것은 사실이지만 리정철이 직접적으로 암살을 주도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에 앞서 지난 2일 북한 외무성 대표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의 사망 원인이 독극물이 아닌 자연사라고 거듭 주장하며 북한의 연루설을 적극 부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경찰은 "체포된 여성 용의자들이 김정남에게 독극물을 발랐고 시신의 부검 결과에서도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가 검출됐다"며 반박했습니다.

김정남 시신에서 검출된 VX는 정황상 북한이 배후로 의심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은 VX의 출처와 반입 경로 등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어 사건의 실체와 배후 규명이 미궁에 빠질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