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말레이시아 ‘인질 외교’로 번져

6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대사관 승합차에 신품 TV와 여행용 가방 등을 싣고 있다.
6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대사관 승합차에 신품 TV와 여행용 가방 등을 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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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싸고 북한과 말레이시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북한이 자국 내 말레이시아 국민의 출국을 금지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도 자국 내 북한 국민들의 출국을 금지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7일 북한에 체류 중인 말레이시아 국민의 출국을 임시로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북한의 모든 말레이시아 국적자들은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이 올바로 해결될 때까지 출국이 일시 금지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김정남 시신 인도 요구를 거부한 데 이어 북한과 비자 면제 협정을 파기하고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한 데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응 조치로 해석됩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은 북한 주재 대사관 직원 3명과 그 가족 6명, 유엔세계식량계획 관계자 2명 등 총 11명입니다.

국제법에 벗어난 북한의 출국 금지 조치에 말레이시아 정부도 강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 대사관의 공직자와 직원 그 누구도 말레이시아를 떠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는 1천여 명의 북한 국민이 거주 중인 알려졌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 내 북한대사관 폐쇄 등도 검토하고 있어 현지 언론은 두 나라의 외교 단절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