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5일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 병사에 대한 일부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북한군 병사는 함경도 지역에 있는 북한군 후방지역에서 근무 중 탈영해 전연지대(전방)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군에 귀순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15일 오전 7시 55분경. 그가 복무 중이던 함흥 부대에서 탈영한 것이 지난 7일이니까 꼬박 여드레 걸렸습니다.
그의 이동 거리를 보면 더욱 놀랍습니다. 함경남도 함흥에서 강원도 김화까지는 어림잡아도 200km는 나옵니다. 그리고 김화에서 이틀을 보내고 군사분계선을 넘었습니다.
남한의 국방부는 북한군 병사가 하천을 중심으로 안개가 짙게 깔린 것을 이용해 북한군에게 관측되지 않고 남한군 초소에 접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군사대학 출신인 탈북자 장세율 씨는 군부대의 농촌지원 등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서 전연지대(전방지역) 안으로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장세율: 위수구역 안에는 근무하는 군인들이 워낙 많아서 군복을 입고 있으면 웬만해선 검열을 잘 하지 않습니다. 그 점을 이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번에 귀순한 북한 군인은 7군단 예하 여단급 부대에서 북한군 상좌의 운전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상습구타와 북한 현실에 대한 불만이 귀순 동기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귀순 과정에서 총격 등 남북 간의 군사적 마찰은 없었다"며 "현재 북한 병사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으로, 모처에서 자세한 합동 신문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병사가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것은 3년 만입니다. 북한군은 최근 탈영방지를 위해 자신들의 초소 주변에 지뢰를 집중적으로 매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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