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한반도 남쪽 전라북도 무주에서는 WTF, 즉 세계태권도연맹이 주관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남측 문재인 대통령이 개회식에서 제안한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해 북측 장웅 국제올림픽 위원은 시간이 촉박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견해를 내비쳤습니다.
무주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새 정부의 첫 남북 체육교류협력이 이뤄진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24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남측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개회식 축사에서 "한국에서 치러지는 세계태권도연맹 대회에서 국제태권도연맹이 시범을 보이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에 함께한 북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과 ITF 소속 북한 태권도 시범단을 향해서도 환영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어려운 여건에서도 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한민국을 방문하신 장웅 IOC 위원님과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님, 북한 ITF 시범단에도 진심어린 환영을 말씀을 드립니다.
문 대통령은 또 "태권도가 이뤄낸 이 성과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며 남북단일팀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바라건대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문 대통령이 남북단일팀을 제안한 직후 북측 장웅 국제올림픽 위원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위원의 이 같은 반응은 개회식 후 열린 대회 조직위원회 주최 만찬에서 나왔습니다.
장 위원은 지난 1991년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까지 다섯 달 동안 남북회담을 22차례나 한 점을 언급하면서 평창 올림픽까지 시간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 위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에서는 원칙적인 입장을 보인 것일 뿐 아직 성사 가능성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측 통일부는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만큼 북측이 호응해 올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 대통령님께서 제안하셨는데 북한이 호응을 해오면 거기에 따라서 실무적으로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거기에 대해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개회식에 앞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태권도연맹과 국제태권도연맹의 합동 기자회견은 국제태권도연맹 측의 갑작스런 취소 통보로 무산됐습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밤 늦게 무주에 도착해서 피곤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개회식 공연 준비관계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오랜 기간 체류하는 만큼 자리를 마련하는데 노력해 보겠습니다.
지난 23일 한국에 입국한 ITF 시범단은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겸 ITF 명예총재를 비롯해 리용선 ITF 총재 등 36명으로 구성됐습니다.
ITF 시범단은 개회식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전라북도와 서울 등을 오가며 총 4차례 시범 공연을 펼칩니다.
전라북도 무주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재완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