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금강산 남측 기업인들은 11일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 현장을 노재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10년 동안 정부는 한 푼의 보상도 없이 기다려라 기다라려라하면서 지금까지도 기다리라고 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10주년을 맞아 금강산 기업인들이 1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습니다.
기업인들은 남북경협 기업의 생존권이 보장되고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가 회복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정국진 (기업인): 지금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지금 말도 못 해요.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은 보상이고 그다음이 관광 재개입니다. 이것이 순서대로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집회를 이끈 신양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며 "기업인들이 재기할 수 있게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신양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 2016년 12월 기준 금강산 기업 49개의 매출 손실액은 1조 원에 이르며,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기업의 손실액은 15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금강산기업협회는 이날 집회에서 특히 개성공업지구와 동일한 수준의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금강산기업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은 지난해 2월 10일 남측 정부의 전면 운영 중단 조치 이후 각종 명목으로 금융 혜택을 받았으며 경협보험금 투자금액의 90%를 지급 받았습니다.
남측 정부는 경협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에도 투자금의 45%를 지급해줬습니다.
이에 대해 유동호 남북경협 비상대책본부장은 "개성공업지구와 마찬가지로 경영상의 이유가 아닌 남북관계 악화로 사업이 중단된 만큼 금강산 기업들에도 형평성에 맞게 정부 차원의 피해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동호 남북경협 비상대책본부장: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디시 한 번 정부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중단과 동시에 보상이 함께 이루어진 개성공단과 달리 남북경협, 금강산 기업은 중단만 있었을 뿐 10년의 세월 동안 단 한 푼의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금강산 기업들의 피해 보상 요구에 대해 최근 남측 정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임시회의 현안보고에서 금강산 기업인들의 경협보험제도의 미비, 국가의 책임성, 그리고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노력 차원에서 피해 보상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금강산 기업인들은 아직도 사업 재개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금강산에서 기념품을 판매하던 제갈종익 씨는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관광이 재개되면 다시 금강산에 가서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제갈종익 (기업인): 금강산 관광은 우리 민족의 염원이 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작은 기념품회사지만 다시 들어가 사업을 할 생각입니다.
1998년 남북경협 확대 속에 시작된 금강산 관광 사업. 금강산에 진출한 기업인들은 사업 성공을 맛보기도 전에 2008년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의 피격 사망 사건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을 시작으로 남북대화가 중단되고, 급기야 2010년에는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개성공업지구를 제외한 남북경제협력은 완전히 중단됐습니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개성공업지구도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지난해 2월 폐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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