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근로자 무성의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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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성공업지구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 문제가 결렬되고, 남북 회담도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산활동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북측 근로자들이 성실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은 지난 16일 개성공업지구 공동위원회 회의를 열었습니다. 뒤늦게 남북공동위가 성사됐지만, 임금 문제 협의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회담이 결렬된 것도 문제지만,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마저 희박해졌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회담 결렬로 6월분 북측 근로자 임금도 비정상적으로 지급됐습니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째입니다.

남북 간 임금 협상 난항으로 가뜩이나 불안해하는 입주 기업들은 최근 북측 근로자들의 불성실한 태도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특히 몇 달 간 가뭄으로 북측 근로자들이 가뭄 현장에 자주 투입되면서 정작 직장 일은 뒷전이라고 기업인들은 말합니다. 월요일이면 거의 파김치가 된 상태로 와서 일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공장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기업협회 한 관계자는 "생산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성과급 등 다른 명목으로 임금을 인상해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임금을 인상해 지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기업들은 일단 남측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률 상한선 5% 규정에 대해 융통성을 발휘해주길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남측 정부의 강경한 모습은 북측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기 싸움 성격이 큽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신뢰관계를 얻기 위해선 작은 것부터 지켜야 한다"며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북측의 처사는 잘못됐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입주 기업 대표는 "북측의 일방적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남측 정부의 입장에 공감하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애꿎은 입주 기업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