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북이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일정과 규모에 대해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다음달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를 갖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남북이 8일 마라톤협상 끝에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습니다. 판문점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서울 시간으로 지난 7일 오전 10시 50분에 시작돼 다음날인 8일 오전 10시 10분까지 24시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 각각 100명씩 상봉하기로 하고,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에 한해서는 한 분이나 두분의 가족이 동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남북은 또 9월 15일까지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10월 5일 생사확인 회보서를, 그리고 10월 8일 최종명단을 교환하기로 했으며, 남측 생사확인 의뢰 대상자는 250명, 북측은 200명으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이산가족 상봉 시기를 놓고 의견 대립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측은 상봉행사를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며 10월 초에 하자고 요구한 반면, 북측은 노동당 창건 행사 준비를 이유로 10월 중순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측은 북측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월 10일을 전후해 장거리미사일 등을 발사할 가능성을 우려해 10월 초를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덕행 실행위원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북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덕행 남측 수석대표: 접촉에서 우리 측은 전면적 생사, 주소 확인을 위한 명단 교환, 상봉 정례화, 서신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측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촉구하였습니다. 반면에 북측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대한 실무적 논의에 집중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양측은 가까운 시일 내에 적십자 본회담을 열어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절충점을 찾았습니다. 이에 따라 상봉 정례화와 이산가족 명단교환 등 남측이 제안한 사안들은 차기 적십자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