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통일부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 탈북자들을 상대로 신체조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핵실험에 의한 방사능 누출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겁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핵실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다섯 번의 핵실험을 모두 이곳 핵실험장에서 해왔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여러 개의 갱도가 있어 앞으로도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 때마다 방사성 물질의 유출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 방사성 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 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길주군과 인근 지역 출신의 탈북자들은 "핵실험장 인근 주민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렸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이명선(가명) 씨도 "길주군에 시집간 친언니가 아이를 출산했는데 기형아를 낳았다"며 "당시 언니 외에도 길주군 일대에서 기형아를 출산하는 산모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방사능 전문가들은 "방사능에 노출되면 여성들은 임신이 되지 않거나 낳는다 해도 기형적인 아기를 낳는 일이 많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남한의 통일부도 12일 정례회견에서 "탈북자들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관련해서 추적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어떤 학자의 길주군 관련된 탈북민들의 연구는 상당히 신빙성 있다고 판단이 되는 것이고요. 앞으로 계속 그것을 추적하고 조사하는 그런 활동들이 있을 것입니다.
탈북자 단체인 통일비전연구회는 북한의 1∼3차 핵실험을 근처에서 경험한 길주군 출신 탈북자 17명을 심층면접 조사한 자료를 지난 8월 공개한 바 있습니다.
최경희 통일비전연구회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서 한 번도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지 않았고 심지어 관련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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