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ITF, 즉 국제태권도연맹이 주관하는 제20차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오는 17일 평양에서 개막합니다. 개막 행사로 남북 합동 태권도 시범공연이 예정돼 있었는데 북한 측이 자세한 설명도 없이 공연 개최에 난색을 보여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된 가운데 한국 태권도시범단의 9월 평양 공연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WT, 즉 세계태권도연맹 노희수 홍보부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남한 측 WT 태권도시범단이 오는 16일 평양을 방문해 17일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ITF, 즉 국제태권도연맹 측에서 아직 공식 입장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공연 무산 가능성은 이미 지난달에 감지됐습니다. 평양 대회조직위원회가 지난 8월 18일 오지리(오스트리아)에 있는 ITF 측에 한 장의 서신을 보내 WT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공연에 난색을 표한 겁니다.
노희수 WT 홍부부장: (서신의) 수신이 이용선 ITF 총재였고요. 발신은 평양 조직위원회였습니다. 8월 18일에 ITF로 보낸 것을 ITF가 저희한테 이런 편지가 왔다고 전달만 해준 겁니다. 당시 편지에는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한국의 통일부도 지난 1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황 상 평양 공연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북한 ITF의 공식 입장은 안 왔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무산된 거로 보입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WT 시범단의 평양 공연은 지난 6월 무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합의됐습니다. 조정원 WT 총재는 당시 무주를 찾은 리용선 ITF 총재와 함께 평양 방문 일정과 방문단 규모 등을 조율했습니다.
일정대로라면 WT 태권도시범단은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9월 17일 ITF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 무대에서 시범공연을 펼칠 예정이었습니다.
WT 시범단의 평양 공연이 무산되면서 9월 평양에서 서명할 계획이던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남북 합동 태권도 시범공연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습니다.
ITF는 남한 주도의 WT 보다 7년 앞선 1966년에 창설됐습니다. 그러나 현재 IOC, 즉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인정하는 태권도 단체는 남한이 주도하는 WT입니다.
ITF에 속한 북한 태권도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할 수가 없습니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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