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탈북자 위문 행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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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안 있으면 한반도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오는데요. 즐거워야 할 추석에 탈북자들은 고향 생각과 가족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추석을 앞둔 요즘, 남쪽 곳곳에서 탈북자를 위로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6.25전쟁 때 월남한 실향민과 1990년대 '고난의행군' 이후 자유와 먹을 것을 찾아 내려온 탈북자들입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젠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실향민과는 달리 탈북자들은 가족과 고향 생각을 더 자주 하게 됩니다. 특히 추석과 같은 큰 명절이 다가오면 외로움까지 더해집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 추석을 앞두고 탈북자들이 거주하는 지역마다 이들을 위로하는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북쪽의 인민보안부에 해당하는 경찰서가 앞장서는 모습입니다.

충청남도 공주경찰서는 18일 탈북자 정착지원활동의 하나로 지역에 거주하는 70명의 탈북자를 초청해 추석 선물을 주고 이들을 위문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공주경찰서는 지난 4월에도 탈북자 자녀 10명과 가족을 초청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원 활동을 적극 벌여왔습니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도 지난 14일 지역 탈북자 15명을 초청하고 위문 행사를 벌였습니다. 탈북자들은 한우고기와 백화점 공급권(상품권) 등도 받았습니다.

당시 행사에 참가한 탈북자 박영숙(가명) 씨는 "자유를 찾아 남쪽에 온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북에 남아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으로 솔직히 힘든 날도 있었다"며 "그러나 경찰과 지역 주민의 도움으로 훈훈한 정을 느껴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2일에는 경기도 화성서부경찰서가 관내 거주하는 탈북여성 3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이들을 위로했습니다. 간담회에는 교통사고로 장애가 됐음에도 홀로 어린 딸을 키우며 꿋꿋이 생활하고 있는 탈북여성의 얘기가 화제가 됐습니다.

화성서부경찰서는 참석한 탈북여성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지속적인 정착지원 활동을 약속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남산한옥마을에서 거행된 '탈북자와 함께하는 한가위 축제'에서는 합동 차례상도 마련됐습니다.

김경영 원림문화진흥회 이사장: 처음이지만, 저희가 탈북자들에게 고향을 그리워하고 부모님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마련해봤습니다.

북한을 탈출해서 새로운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탈북자들에게도 추석은 웃음꽃 피우고 싶은 명절입니다. 남쪽 이웃들의 따뜻한 손길을 느낄 때 탈북자들의 명절도 더욱 환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