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탈락한 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고 잇따라 해외 전지훈련을 하는 등 북한이 최근 축구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3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필리핀에 뼈아픈 패배를 당해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던 북한. 지난 10일 필리핀과 다시 만났습니다.
경기 결과는 3대 1로 북한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비록 공식 시합은 아니지만 전지훈련을 겸한 평가전인 만큼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북한은 최근 해외에서 친선전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말레이시아에서 이라크와 두 차례 비공개 평가전을 치른 데 이어 중국 상하이에서는 아랍연방(UAE)과 비공개 친선전을 가졌습니다.
또 지난 6일에도 윁남(베트남) 호찌민에서 윁남과 친선경기를 가졌습니다. 북한은 오는 10월 말쯤엔 독일과 오지리(오스트리아) 등 유럽에서 전지훈련도 가질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지훈련 비용만 수십만 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탈락을 계기로 노르웨이 출신의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습니다. 북한이 외국인을 감독으로 선임한 건 1991년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지난 5월 지휘봉을 잡은 요른 안데르센 감독은 북한에서 크게 신뢰를 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안데르센 감독에게만 100만 달러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경제 수준을 감안하면 특급 대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북제재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북한이 최근 축구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대표팀 전력을 강화한 뒤 젊은 선수들을 유럽 리그에 진출시켜 외화를 벌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북한은 김정은 체제에 들어와서 체육 강국을 선언했습니다. 특히 축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북한이 자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을 선호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방향에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안데르센 감독은 비록 노르웨이 출신이지만 선수 시절 대부분을 독일에서 보냈고 은퇴 후에도 독일과 오지리(오스트리아) 등에서 지도자로 활동했습니다.
계약 기간은 1년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만큼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맡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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