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성공업지구가 지난달 16일 재가동됐지만 입주 기업들은 여전히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 개성공업지구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외국인 투자설명회가 무산돼 입주 기업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가 재가동 되기 전 한국 정부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입주 기업들을 위해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이 중에는 경협보험금도 포함돼 있습니다.
경협보험금을 신청해 돈을 받아간 입주 기업은 60여 곳입니다.
경협보험금 규정에 따르면 개성공업지구가 정상화되고 사업이 재개될 경우 한 달 이내 보험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연체금을 내야 합니다.
문제는 연체금이 만만치가 않다는 겁니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입주 기업들에 보낸 통지문에서 일정한 기간 내에 경협보험금을 반납하고 90일이 지나면 연 9%의 연체금을 부과하겠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보험금을 받은 대부분의 입주 기업들은 그 돈을 운영자금으로 써서 당장 갚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관련 입주 기업들은 상환 기간을 연기해달라고 정부에 호소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규정대로 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 물론 기업들의 어려운 경영사정은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은 당시에 체결된 약관이나 의정서에 따라서 상환해야 된다는 것이 우리들(정부)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입주 기업들은 개성공업지구가 재가동돼 생산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일감이 없어 정상적인 공장 운영이 어렵다고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입주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은 30%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국면에 접어들면서 거래처의 발길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31일 개성공업지구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외국인 투자설명회도 무산됐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주 기업인은 "거래처들의 제품 주문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일단은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다 어떻게든 버티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영 상태가 안 좋은 일부 기업들은 아예 폐업을 하는 것을 신중히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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