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합동신문 기간 180일서 90일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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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자가 한국에 입국하면 일단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합동신문을 받게 되는데요. 현재 합동신문 기간이 180일 이내로 돼 있는데 앞으로는 90일 이내로 축소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4월 초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김명숙(가명) 씨.

김 씨는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곧바로 국가정보원이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舊 종합합동신문센터)로 이동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두 달 반가량 조사를 받고 석 달 동안 하나원에서 정착교육을 받은 뒤 지난 9월에 사회로 나왔습니다.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머문 기간은 80여 일이지만 실제로 조사받은 기간은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김 씨는 말합니다.

김명숙 탈북자: 저는 4월 6일에 들어와서 6월 23일에 나갔습니다. 월초에 들어오다 보니까 두 달 반 동안 있었는데 저희 같은 경우 오래 머물렀던 편이고요. 기간을 잘 맞춰서 온 사람들은 60일 정도,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53일 또는 55일 정도 머무릅니다.

탈북자 해당 여부와 북한에서의 행적 등을 확인하기 위해 규정상 최대 180일 동안 조사를 받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김 씨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사 기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조사받는 기간을 180일에서 90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통일부가 얼마 전 이런 내용이 포함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입법 예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탈북자들도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김명숙 탈북자: 우리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나올 때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얼마로 줄이면 좋겠냐고 해서 2개월로 하자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까지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3만 1천여 명. 이 가운데 남성은 8천 900여 명, 여성은 2만 2천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연간 탈북자 수는 김정은 집권 이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2011년 2천700여 명이던 탈북자는 2012년부터 1천 500여 명 안팎으로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