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지난 26일 아쉬움을 뒤로한 채 끝났는데요.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확인과 상봉 정례화 등이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월 말 현재 기준으로 남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는 6만6천여 명입니다. 일반적으로 상봉행사가 한 번 열리게 되면 100명 정도 나간다고 봤을 때 상봉에 선정되는 것은 그야말로 복권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앞으로 660회 상봉행사를 해야 모두 만날 수가 있습니다. 1년에 10회를 한다고 해도 66년이 걸리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산가족들에겐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앞으로 20년 정도면 대부분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이산가족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정말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해소하고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면 생사확인부터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남한 정부도 이번 상봉행사를 계기로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인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도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확인과 상봉 정례화를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앞으로 정부는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확인과 상봉 정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남북 적십자사는 이번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세 차례의 공식 접촉과 두 차례의 비공식 접촉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측은 상봉 행사장에서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북측 적십자중앙위원회 리충복 위원장은 지난 24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측 취재단에게 "이번 상봉 행사가 끝나면 상시 접촉과 편지 교환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들을 협의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된 후속 협의에 북측이 이처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향후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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