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에 거주하던 탈북자 부부가 북한으로 재입북한 사실이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남한 생활이 비참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한국 정부는 이들의 회견 내용에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자 부부의 기자회견 장면은 8일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김광혁, 고정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 부부는 탈북 후 남한에서 만나 결혼했다고 밝혔으며, 남한에서 사는 동안 비참한 생활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정남: 저희가 남조선에서 비참한 생활을 겪은 것을 말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북한이 기자회견을 열어 탈북자의 재입북 소식을 알리는 것은 올해 들어서만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고 체제 단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 사회는 살기 어려운 곳이구나 그런 이미지를 심어주자는 거죠. 예전에는 국경을 봉쇄하는 방법을 주로 썼는데요. 지금은 한발 더 나아가서 주민들의 심리적 기대를 허무는 그런 방법도 함께 쓰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탈북자 부부의 재입북 동기와 회견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북한 측이 방송을 통해서 어떤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습니다만, 우리 측이 북한 주민을 납치 유인했다고 하는 아주 근거 없고 허무맹랑한 주장에 대해선 정말 우리로서는 아주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씨는 2008년 5월, 고씨는 2009년 1월 각각 중국과 태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뒤 2009년 7월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부부는 입북 전까지 대구에 거주해왔으며, 현재 대구에는 김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이 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씨 부부를 잘 아는 대구의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기자회견을 한 모습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서 "대구의 가족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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