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병사 의식 회복…”한국 걸그룹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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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인 JSA를 통해 한국에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가 이제는 의식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병사는 의식을 회복한 뒤 의료진에게 한국의 인기 걸그룹과 미국 영화 등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총상으로 생명이 위태로웠던 북한군 병사가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북한 병사를 치료하고 있는 아주대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의 상태를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북한군 병사의 건강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여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또 "환자의 의식이 명료한 상태이고 수일 이상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계속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주대 의료진은 며칠 후 북한 군 병사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고 이후 상태를 봐가며 군 병원 이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추가 검사에서 발견된 B형 간염에 대해서도 치료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국종 교수: 기생충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입니다. 만성 B형 간염은 나중에 간경화나 간암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의식을 회복한 북한군 병사는 의료진과 대화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의료진은 환자가 조사를 받을 정도로 회복하려면 한 달가량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군 병사가 귀순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습니다.

이국종 교수: 본인의 의사로 넘어온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습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온 이유는 자기가 생각한 한국의 긍정적 모습을 기대하고…

이 교수는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북한 병사가 한국의 걸그룹 가수를 좋아하고 미국 영화도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환자와 함께 미국 영화 '트랜스포터'도 잠깐 봤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병사의 신원은 만 24세로 오 모씨로 알려졌지만 의료진은 보안상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군 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께 귀순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팔꿈치와 어깨, 복부 등 다섯 군데 총상을 입었습니다.

남한군은 남쪽 공동경비구역에 쓰러진 북한 병사를 급히 항공기로 이송한 뒤 수원 아주대 병원으로 옮겨 지금까지 치료를 해왔습니다. 북한군 병사는 2차례 수술을 받은 뒤 18일 오전 9시께부터 자가 호흡을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