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발 AP기사, 설 풍경 객관적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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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지난 16일 평양에 '종합지국'을 세운 미국의 AP통신이 설을 맞은 북한의 표정을 전하는 기사를 23일 송고했습니다. 앞으로도 AP통신의 평양 지국은 북한의 생활 양상을 보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생기넘치는 북한의 수도가 음력 설을 축하하고 있다."

미국 AP통신의 평양지국이 지난 23일 송고한 영문 기사의 제목입니다.

"얼어붙을 듯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을 추모하기 위해 사람들이 김일성 광장에 나왔고, 형형색색의 꽃과 어린이들의 놀이로 음력 설을 축하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북한 출신 박원일 기자의 명의로 작성됐습니다. 지난 16일 평양에 AP통신의 '종합지국'이 생긴 이래로 북한 출신 기자의 기명 기사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사는 음력 설을 보내는 평양의 모습을 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했습니다

. "지난 수주간 황량하고 어둠침침했던 평양이 다시 여러 색으로 채워졌고, 여러 건물과 벽에는 '설명절'을 축하하는 현수막과 벽보가 내걸렸다"는 내용도 눈에 띕니다.

AP통신 평양지국의 기사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렇게 사람들의 사는 모습과 문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 언론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특히 북한 지도부는 오는 4월 평양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를 국제 사회에 알리는 데에도 AP통신이 기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거라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전영선 연구교수는 말합니다.


전영선

: 올해는 아시다시피 (김일성 주석) 100주년 행사도 있고, 특히 4월에는 친선예술축전이 아마 대대적인 국제 행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요. 그런 소식을 전달할 창구가 AP통신이라는 게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국 통신사의 서울 지국에서 근무한 바 있는 한 기자는 AP통신 평양지국이 전하는 뉴스는 “당분간은 민감한 정치 사안은 다루기 힘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기자는 “AP통신 평양지국이 내일 당장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기사를 송고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면서 “북한의 정치 환경을 고려할 때 AP통신의 북한 내 취재 활동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미 AP통신의 영상부문 계열사인 APTN이 2006년 서방 언론으론 처음으로 평양에 사무소를 열었지만, 북한의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취재해 영상을 보내진 못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미국의 AP통신은 지난 16일 서방 언론사로서는 최초로 평양에 ‘종합지국’을 개설했습니다. AP통신은 2006년 5월 영상물을 송출하는 APTN 지국을 평양에 개설해 운영해왔으며, 이번에 종합지국으로 확대되면서 기사와 사진, 그리고 영상을 모두 송출하게 됐습니다.

현재 평양지국에는 박원일 취재기자와 김광현 사진기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둘 다 북한 출신입니다. AP통신은 한국계 미국인인 이준희 서울 지국장과 데이비드 구텐펠더 아시아 사진부장이 수시로 평양을 방문해 지국 관리와 취재 등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평양지국이 송출하는 기사는 방콕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자가, 그리고 사진은 도쿄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자가 검토(review)하고 편집(edit)한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