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5일 서울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태 전 공사는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이제 북한에서는 어느 누구도 '북한이 남한보다 잘 산다'는 말은 거짓이라는 걸 안다"고 말합니다. "영화와 연속극 등에 비친 남한 사람들의 생활상을 이미 봤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대북 정보유입의 효과와 관련해 태 전 공사는 25일 서울외신기자클럽 회견에 참석해 이처럼 말하면서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합니다.
"현재 북한 사람들이 즐겨보는 남한의 영화와 연속극은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즐거움을 줄 수는 있지만 북한 체제의 모순에 대한 실질적 질문을 스스로 던질 수 있도록 하는 수준의 내용은 담지 못했다"는 겁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대북 정보 유입에 있어서 다음 단계로 중요한 일은 올바른 내용(right contents)을 전달해 북한 사람들이 그들의 삶과 운명에 대해 스스로 질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날 회견에서 질의응답은 모두 영어로 이뤄졌습니다.
태 전 공사는 외부 정보를 '기름'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 기름을 뿌려 북한 주민들이 불을 붙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We have to spray gasoline on North Korea and let North Korean people put fire on it)"는 겁니다.
'북한에서 봉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태 전 공사는 장마당 주변 상인들의 태도 변화를 언급하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엔 보안원들에게 쫓기며 '메뚜기'처럼 장사를 하던 여성들이 이젠 '진드기'처럼 버틴다"는 겁니다. "보안원들의 단속에 저항하는 모습은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도 말합니다.
태 전 공사는 "이제 북한 사람들도 개인의 영리를 위해서는 저항한다"면서 "이런 사례가 앞으로 정치적 영역에서도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남한 입국 이후 4개월여간 국가정보원의 조사를 받은 뒤 지난 12월 말부터 언론 회견 등 공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