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탈북, 권력층 “이상징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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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고위급 군 출신 인사 등이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측 통일부는 이를 북한 권력층의 "이상징후"를 보여주는 "하나의 표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주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중국에서 합법적인 여권을 갖고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의 봉사원 13명이 지난주 한국으로 집단 귀순한 가운데 북측 고위급 군부 인사와 외교관 일가족이 지난해 남한으로 망명한 사실이 11일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북측 정찰총국 출신 대좌가 지난해 남한으로 망명했다고 보도했고, 동아일보는 아프리카 어느 국가에서 일하던 북한의 중견 외교관 일가족 4명이 지난해 5월경 남한으로 망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일부 신문에서 나왔던 그런 것과 오늘 아침에 보도됐던 것은 사실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까지만 제가 말씀드릴 수 있고, '구체적인 인적사항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정 대변인은 구체적 설명은 삼가면서도 이는 '이상징후'라고 해석합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이런 권력층에 관련된 사람이 탈북하는 데 대해서 '이게 권력이 분열되는 징조이냐'?… 정부 입장이라면, 이런 부분들이 부분적으로는 권력층의 어떤 징후, 이상징후의 하나의 표본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북측 대좌는 "지금까지 탈북한 인민군 출신 인사 중 최고위급"이며, 조사 과정에서 "정찰총국의 대남공작 업무에 대해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정찰총국은 대남 공작과 해외 공작을 총괄하며, 편제상으로는 총참모부 밑에 있지만 김정은 제1비서에게 직보하는 것으로 알려진 군 핵심 조직입니다.

동아일보도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북한 대사관에서 경제 문제를 담당하던 외교관이 지난해 5월 부인과 두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출신성분이 좋아야 뽑힌다는 해외 식당 봉사원 13명이 지난주 남한으로 귀순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북측 고위급 인사들이 남한으로 망명한 것이 뒤늦게 밝혀지자 13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남한에서는 북측 엘리트 계층의 탈북 원인과 그 여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북측 해외 식당 봉사원 13명의 망명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11일 "공안 부문에 확인한 결과 이들이 합법적인 신분증을 갖고 6일 새벽 중국에서 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제3국을 거쳐 남한에 입국하는 데 걸린 시간은 1박 2일에 불과했던 셈입니다.

이들 13명의 봉사원은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류경식당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