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개성공단을 방문했습니다. 천주교측은 이번 방문이 8월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염수정 추기경의 21일 개성공단 방문 계획은 하루 전날 밤 늦은 시각에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오는 8월 교황 프란치스코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어 갖가지 추정이 나왔습니다.
교황의 북한 방문을 위한 사전답사의 성격이 아니냐는 게 추정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천주교측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 오늘 방문은 교황님의 방한과 무관하며, 개성공단의 신자 공동체인 '로사리오회'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사목적 방문이었습니다. 개성공단 기업체와 우리측 관계자를 격려했으며, 북측 인사와는 접촉이 없었습니다.
염 추기경 일행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시각은 오전 8시 30분이고, 개성공단에는 약 8시간 머물렀습니다.
남측 천주교 추기경이 북한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염수정 추기경은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방문을 마치고 오후 5시 20분께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염 추기경은 "서울과 개성공단이 60km 남짓한 거리"라며 분단의 아픔과 남북의 화합을 동시에 지켜봤다고 평가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저는 오늘 남과 북이 함께 화합하는 개성공단을 방문하면서 이런 아픔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또한 염 추기경은 "선의의 뜻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하며 진실로 노력한다면 평화가 정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해 겨울에도 개성공단을 방문하려 했지만 장성택 숙청 등의 여파로 인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통일부는 지난주 염 추기경의 방북 신청이 접수됐고, 19일 북측이 동의해 이번 개성공단 방문이 성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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