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측이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열 감지 카메라를 개성공단에 설치해 줄 것을 최근 남측에 요청했습니다. 남측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남측에서 발병한 메르스가 북한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북측이 개성공단의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북측은 열 감지 카메라 3대 등 검역 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지난 2일 남측에 요청했다고 남한의 통일부가 4일 밝혔습니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고열 등의 증세를 보입니다. 열 감지 카메라를 사용하면 고열 증세를 보이는 남측 인원의 개성공단 입경을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남측 정부는 지난 해 11월 북측의 요구로 에볼라 바이러스 검역 장비를 지원한 전례에 따라 이번에도 북측의 요청을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여 방식으로 지원되는 장비는 남측 근로자가 출입하는 북측 출입사무소와 북한 근로자가 개성공단을 오갈 때 이용하는 출입구에 각각 설치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는 북측이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개성공단 출입인원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남측 정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남한 내 메르스 확산 상황을 봐가면서 북측은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개성공단 출입경과 관련해서 남측 인사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응원단 불참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하고요. 다만 남북관계 차원에서 북측의 방역체계를 남측이 지원하는 과정이 이뤄진다면 제한적 수준에서 남북관계가 진척되는 역설적인 상황도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남한에서는 4일 현재 메르스 감염 확진자 35명, 감염 의심자 601명이라고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밝혔습니다.
북측은 지난달 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메르스가 남한에서 발병했다는 소식을 처음 전한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중동 지역에 근로자를 대거 송출하고 있기 때문에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북한의 중동지역 파견 근로자 수는 카타르 2천여명, 쿠웨이트 4천여명, 아랍에미리트(UAE) 1천여명, 리비아 250여명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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