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간부 백두산 답사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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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로동당의 고위급 간부들이 백두산 답사 행군에 나섰다는 소식이 31일 북측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비서가 간부들을 상대로 기강 잡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민군 고위급 간부에 이어 이번엔 당 '책임일군'을 상대로 하는 백두산 답사 행군이 시작됐습니다.

로동신문은 31일 '전국 당 책임일군'을 상대로 하는 백두산 답사 행군 출발모임이 양강도 혜산시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 앞에서 30일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근로자나 일반 간부의 백두산 행군은 연례적으로 진행되지만, 고위 간부가 참여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이번 행사도 김정은 제1비서가 지시했습니다. 지난 3월엔 인민군 고위 간부를 상대로, 이번엔 당 간부를 상대로 백두산 행군을 지시한 겁니다.

참여 대상이 바뀌었을 뿐 의도는 같습니다. 결속을 다지고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합니다.

이승열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 연초에는 군 간부들을 대상으로 백두산 답사 행군을 시켰고, 지금은 시•도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답사 행군을 시키는 것을 보면, 북한 체제가 김정은을 중심으로, 특히 당과 군이 하나의 결속된 체제로 가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것 같고…

백두산 답사 참여 대상인 '전국 당 책임일군'은 시, 군, 직할시의 당 위원회 부장과 비서 등 고위간부를 뜻합니다. 따라서 이번 행사 참가자 중에는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참가자 수는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행사 일정에 대한 설명도 없습니다.

인민군 간부를 상대로 했던 답사는 3월 23일부터 4월 1일까지 10일간 진행된 바 있습니다. 당시 행사에는 연대장급 이상의 핵심 지휘관들이 참가했습니다.

북측은 이른바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김정은의 3대 세습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고, 이같은 맥락에서 일반 주민과 당 간부의 백두산 답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