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 홍수피해 살펴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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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가 북한의 큰물 피해 상황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홍수 피해 상황을 대외 매체를 통해서만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7일 "정확한 상황 평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이 입은 큰물 피해 상황을 정부가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이처럼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 대변인은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수해지원에 대한 요청이 현재까지는 없다"면서 남한 정부가 먼저 나서서 지원을 하지는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습니다.

북측 조선중앙통신은 6일 함경북도를 휩쓴 홍수로 6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25명이 행방불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재민은 4만명이 넘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수 피해 사실을 대외용 매체로는 이처럼 구체적으로 전하면서도 북측은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조선중앙TV 등에서는 "많은 비가 내렸다"는 수준의 보도만 하고 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대내적으로는 아무래도 북한 주민들의 사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어떤 피해에 대한 지원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만큼의 보도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북측의 큰물 피해는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이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을 훑고 지나가면서 지난달 31일 두만강이 "100년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할만큼 많은 비를 내려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피해 규모가 공개된 것보다 클 수도 있다는 게 남측 당국자들의 평가입니다. 하지만 현재 최악의 상태인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남측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먼저 제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제 관심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 현장을 찾을 것인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9월9일 정권 수립 기념일과 10월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민심 수습과 내부 결속 차원에서 수해 현장을 직접 방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큰물 피해가 발생한 함경북도 나선시를 9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직접 방문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