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는 "두 개의 당이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으며, 이는 '노동당'과 '장마당'을 뜻한다고 국정원이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밝혔습니다. "빨치산의 딸도 해외에 6개월만 나가 있으면 김정은을 욕하게 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북한의 사회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전역에는 현재 380여개의 장마당이 성업 중입니다. 이처럼 북한 곳곳으로 시장경제 요소가 번지고 있는 상황을 빗댄 우스갯소리가 주민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다고 남한의 국가정보원이 20일 밝혔습니다.
"북한에는 당이 두 개가 있다. 장마당은 이익이 되는데 노동당은 이익이 안 된다."
이는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보고한 내용이라고 정보위 소속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설명했습니다.
당 중심의 국가인 북한에서 당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농담이 저잣거리에서 나돌만큼 북한 사회는 변화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집권 4년차를 맞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일반 주민들은 물론이고 지도층에서도 약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 빨치산의 손녀도 해외에 가서 6개월만 있으면 김정은을 욕하게 된다, 북한 사회가 점점 통제가 어려워지는 사회로 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국정원이 보고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외화를 벌기 위해 해외로 파견하는 노동자의 규모가 커진 것을 사회 통제가 점차 어려워지는 이유 중 하나로 들었습니다.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근로자를 누계로 따지면 "22만명"이어서 이들이 북한에 돌아와 퍼트리는 바깥세상에 대한 입소문은 통제하기 어려운 지경이라는 겁니다.
사회 통제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외국 주재관의 탈북입니다. 국정원은 북측 외국 주재관이 올해만 10월까지 20명이 귀순했고, 지난해 18명, 재작년 8명과 비교해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 금년도는 벌써 10월까지 20명이 귀순했다, 북한 해외주재관이 황장엽 급은 아니지만 그보다 약한 엘리트 탈북민도 지금 한국에 와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습니다).
한편, 북측의 대남 사이버 도발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이달 초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그리고 국회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원 관계자는 "청와대와 외교 안보 부서의 개인 컴퓨터에 대한 해킹 시도가 있었으나 사전 탐지해 완벽히 차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국회의원 5명과 보좌관들의 개인 컴퓨터 10여 대를 해킹해 일부 국정감사 자료를 빼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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