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국제화, 필요하고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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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성공단의 국제화는 "필요한 일이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2일 말했습니다. 반면에 개성공단의 국제화보다는 "내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을 한국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도 투자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남측은 개성공단의 "국제화"라고 표현합니다.

개성공단의 국제화는 "북한 당국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외국 기업과 협력해 북한 경제가 지금보다는 나은 상태로 전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개성공단을 지금보다 한 단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22일 서울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 참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설명합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개성공단의 국제화는) 그것이 가능하냐, 가능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필요한 일이고, 바람직한 일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날 류 장관의 발언은 남북이 오는 31일 개최키로 합의한 공동 투자설명회가 최근 무기한 연기되면서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위한 첫걸음부터 차질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나왔습니다.

통일부의 김기웅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은 개성공단의 3통 문제, 즉 통행•통신•통관을 "국제적 수준"에 맞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한 과정이 몇 달 만에 되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이날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남북 양측은 지난달 26일 3통 문제를 논의하려 했으나, 북측의 일방적 연기 통보로 미뤄진 뒤 회담은 재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개성공단의 국제화 보다는 내부화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남한 내 북한학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개성공단은 마치 섬처럼 북한 내부와의 연계가 존재하지 않다"면서, "예를 들어 의류 생산공장의 경우, 실과 단추 정도는 북측 시장에서 조달하는 식의 내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개성공단이 내부화되어야만 북한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진다"는 겁니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 내부화가 중요한 이유는 북한의 현지 기업과 연계가 확대되어야 우리가 원하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게 더 용의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 교수는 개성공단의 "진정한 국제화"를 위해서는 남측 입주기업의 경영도 국제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간 회계 조작 등 불법, 탈법적인 행태가 있어도 기업의 이윤 확대를 위해 묵인된 경향이 있었지만, 공단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기업 운영의 관행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우선은 개성공단의 운영과 관련한 법과 제도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외국의 어떤 기업도 개성공단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남측 북한학계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개선해야할 대표적인 사례는 통행•통신•통관, 즉 3통 문제입니다. 남측은 상시통행 보장, 인터넷과 이동전화 허용, 그리고 통관 간소화를 요구해 왔습니다.

개성공단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측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경제협력을 목적으로 2003년 6월 30일 개성시 일대에 착공한 북한 내 경제특구입니다.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개성까지 거리는 8㎞에 불과합니다.

북측은 '키 리졸브'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맞서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높이면서 지난 4월 3일부터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의 운영을 제한하기 시작했고, 이후 개성공단은 133일동안 사실상 폐쇄됐다가 지난 8월 14일 남북이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운영이 재개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