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진노선이 ‘인민대중 제일주의’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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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사회 내부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주목받은 용어는 '인민대중 제일주의'였습니다. 하지만 인민생활 개선을 위한 최대 걸림돌은 역시 '핵.경제 병진노선'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2015년 한 해는 '인민대중 제일주의'로 시작해 '인민대중 제일주의'로 마감했다고 장용석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이 7일 평가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제35차 '현안진단'에서 장 연구원은 김정은 제1비서의 신년사에서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강조한 것을 필두로 지난 10월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는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을 표방하는 등 북한은 지난 한 해 내내 인민생활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인민생활의 개선을 통해 정권에 대한 '대중적 정당성'을 이끌어내고자 했다는 겁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권력 엘리트를 통제하고 결집시켜서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에는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역시 주민들의 지지가 아니겠느냐 싶어요. 이런 점에서 주민들의 지지, 즉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인민을 강조하면서 인민의 복지를 포함한 인민제일주의를 거듭 천명하고 강조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용석 연구원은 '인민에 대한 강조'가 지난 10월 당창건 70주년 때처럼 임금 100% 특별상금 형식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적 처방으로는 충족될 수 없기 때문에 다가오는 2016년은 "김정은 정권이 공언한 정책 방향과 과제의 실질적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해법 찾기가 쉬워 보이진 않습니다. 북한 정권이 2013년 3월 채택한 '핵.경제 병진노선'이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결국 인민을 중시한다는 건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인데, 그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외 경제협력, 즉 외자유치가 관건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하고요. 그런 점에서 보면 병진노선을 위한 핵 보유가 국제적인 고립과 제재만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고, 이것이 결국은 경제 회생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인민 중시' 자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북한 정권은 내년에도 병진노선이 갖고 있는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당분간 인민과 경제를 강조하는 가운데 평화를 내세우면서 대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장용석 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또한 내년 5월 개최될 예정인 제7차 당대회에서 북한은 지금껏 추진해온 경제개혁 조치들을 어떤 형태로든 공식화할 가능성과 함께 향후 경제 회생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