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미국에서는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으로도 불리는데요, 미국인들에게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사진전이 백악관 앞에서 열렸습니다.
조수민 인턴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24일 오후 미국 동부 워싱턴의 백악관 앞 라파옛 공원.
한국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전하는 사진 140점이 지나가던 행인들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워싱턴 디씨에 사는 애니 오닐씨는 미국 성조기 아래 전시된 한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사진 속에는 포로수용소에서 막 풀려난 뒤 태극기를 펼쳐 들고 목청껏 만세를 부르는 앳된 얼굴의 북한군 포로가 서 있습니다.
애니: 아침 일찍 일하러 나올 때 사진 몇 점을 잠시 봤는데요, 더 자세히 보고 싶어 점심 먹고 들렀습니다.
그는 한국 전쟁에 대해 잘 몰랐다고 털어놨습니다.
애니: 한국 전쟁은 참 마음 아픈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전쟁은 있어서 안됩니다. 모두 사이 좋게 잘 어울려야 합니다. 사진에 나와있는 전쟁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는 최근에는 뉴스에서 북한이 자주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북한에 관해서도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카메룬 출신의 써지씨는 한국전쟁에 대해 학교에서 배우거나 방송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날 전시회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설명에 감명받았다고 했습니다.
써지: 한국전쟁에 참전한 나라에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보통 도움을 받은 것을 쉽게 잊어버리거나, 힘들었던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파블로 로체씨는 사진을 보며 아버지가 생전에 해줬던 얘기를 떠올렸습니다.
파블로 로체: 육군 병장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는 전쟁이 아픈 기억이어서 많은 얘기를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 더욱 자세히 알게 돼서 기쁩니다.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수십 명이 전시된 사진을 보면서 한국전쟁의 참상을 되새겼습니다.
이 날 행사는 미국의 한 단체가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참전했던 미국과 한국의 끈끈한 혈맹관계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월드피스자유연합 안재철 이사장: 6.25 전쟁 이야기를 통해서 바로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한국 발전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리고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사진전을 마련했습니다.
많은 목숨이 희생된 아픈 전쟁에 대한 기억은 잊어도, 함께 싸워준 고마운 마음은 잊혀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