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케네스 배 건강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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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이례적으로 특별교화소에서 복역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수감 생활을 공개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는 배 씨의 건강 악화 모습이 확연하다며 크게 우려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 관리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정부가 미국 시민인 배 씨의 안위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 당국이 배 씨를 사면하고 즉각 석방하라고 재차 촉구했습니다. (We urge the DPRK authorities to grant Mr. Bae amnesty and immediate release.)

이 관리는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배 씨의 인터뷰 장면을 봤는데 그의 건강이 악화되는 모습이 확연했다면서 이를 특히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We have seen the interview footage of Mr. Bae. It is clear that his health is deteriorating, which is of grave concern to us.)

이 관리는 미국 국무부 측이 배 씨 사안과 관련해 북한 내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 측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고 배 씨의 가족들과도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 관리가 지난해 11월 배 씨가 북한에 억류된 이후 총 6차례 그를 면담했으며 가장 최근 만난 날짜는 지난 5월 21일로 이는 배 씨가 특별교화소에 수감된 이후 첫 면담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의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도 지난 5월 배 씨가 북한에서 수감 생활을 시작할 당시 이 사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북한 당국에 배 씨에 대한 사면과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합니다.

앞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배 씨가 수감된 특별교화소를 직접 방문한 후 작성한 3일자 평양발 기사에서 배 씨의 수감 생활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배 씨가 아침 6시에 기상해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소농기구를 이용해 손으로 밭농사를 짓는 노동을 하고 10시에 취침하는 평일 일과를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배 씨는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선처와 미국 정부의 석방 노력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건강 상황에 대해 "원래 당뇨병과 고지혈증, 지방간, 동맥경화증상이 있고 10여 년 전에 허리를 다쳤는데 통증이 재발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배 씨의 수감 생활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배 씨의 근황을 공개해 미국인 억류 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최근 북한이 제안한 미북 고위급 대화의 계기를 만들려는 시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009년과 2010년에도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하면서 빌 클린턴, 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이끌어 냈던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