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85세 참전용사”

앵커: 지난달 방북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관광객이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Palo Alto)에 거주하는 85세 한국전 참전용사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북한 방문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행되는 '산호세 머큐리 뉴스'는 지난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도시 팔로알토에 거주하는 85세 남성인 메릴 뉴먼(Merrill Newman) 씨라고 20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뉴먼 씨는 지난달 26일 북한 관광을 끝마치고 출국하려다 비행기에서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돼 3주 이상 억류된 상태입니다.

1950년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를 졸업한 뉴먼 씨는 한국전에 참전한 경력을 가지고 있고 지난 1984년 기술회사 재무담당 중역으로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지역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이날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이 뉴먼 씨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20일 일본의 교도통신도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북한에 입국한 미국인 남성 관광객 한 명이 북한 당국의 출국 불허로 억류됐다는 정보가 있다고 베이징발로 보도했습니다.

이 고령의 미국인은 합법적인 북한 관광 비자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 측은 이 미국인이 북한법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언론 보도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 측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은 채, 보도를 알고 있지만 현재 추가로 공개할 정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우리는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다는 보도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공유할 추가 정보는 없습니다.

하지만 국무부 측은 해외에 있는 미국인의 안녕과 안전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없다면서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들은 국무부의 북한여행 경고를 반드시 숙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는 앞서 19일, 지난달 1월 개정한 북한여행 경고를 7주 만에 다시 개정해 발표하면서 미국인이 북한 현지에서 억류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경고했습니다.

특히 이번 경고에서 국무부 측은 북한 당국이 임의로 미국인들을 억류하고 출국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는 보고를 몇 차례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The Department of State has also received reports of DPRK authorities arbitrarily detaining U.S. citizens and not allowing them to depart the country.)

하지만 국무부 측은 이번에 개정된 북한여행 경고가 미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억류됐다는 최근 언론 보도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각국에 대한 여행경고는 현지 안전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19일 개정된 북한 여행경고는 특정 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국무부는 이번에 개정된 북한여행 경고에서 2009년 1월 이후 북한에서 체포된 미국인이 총 6명이라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도 북한에선 처벌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그 처벌은 미국에서보다 훨씬 더 가혹하기 때문에 수년 간 노동수용소에 구금되거나 심지어 사형을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에 불법 입국하거나 당국의 허락 없이 북한 주민을 접촉하는 행위, 또 종교나 정치 관련 활동, 심지어 불법적인 환전과 사진 촬영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모독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1년 넘게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 사건과 더불어 북한 당국이 또 다른 미국인을 억류해 북한이 원하는 핵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나단 폴락 박사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만약 북한이 미국인을 인질로 잡고 이들의 석방과 연계해 미국과 핵협상을 하길 원한다면 이는 효과적인 방안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행태를 이해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