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10여 곳에 교통카메라, 주민 감시용?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평양 시내에 적어도 10여 곳에 교통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며 교통량이 외국의 대도시에 비해 많지 않은 평양에 설치된 카메라가 교통범죄 예방 차원인지 주민감시용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NK 뉴스는 최근 12개월 간 촬영된 평양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들 카메라 중 일부는 레이더추적장치나 자동차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NK뉴스는 익명의 서울시 경찰청 폐쇄회로 조사 담당 관리를 인용해 교통 범죄 예방과 처벌을 위한 것일 수 있다면서도 일부 레이더 추적 장치는 자동차가 특정 지역을 통과하는 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해 사진을 촬영해 온 싱가포르의 사진작가 아람 판 씨가 자신의 웹사이트 '북한360'에 올린 사진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의 교통카메라는 평양 시내 10개 교차로에 밀집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NK뉴스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노동당 건물, 외무성, 중앙은행 등 정부 건물이 위치한 김일성 광장 주변에 적어도 4세트 이상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촬영해 평양 시내 자동차의 움직임을 영구히 기록하고 보존할 수 있어 특히 허가 없이 민감한 지역에 드나들 경우 추적이 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NK뉴스는 평양에 거주했던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차량이 많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교통위반이나 범죄보다는 주민 단속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한편, 북한전문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 관계자는 교통카메라가 북한이 최근 수 년간 시행해 온 일요일 차량 운행제한 단속용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을 자주 방문한 외국인은 익명을 전제로 자유아시아방송에 일요일 차량 운행 제한이 아마도 2009년이나 2010년 무렵 평양에서 시작된 것 같다며 위반 시 벌금이 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이 탑승한 경우 예외이며 외국인이 탑승하지 않은 차량도 간혹 보이지만 일요일에는 확실히 차량이 적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009년 이전까지 신호등이 없었던 북한이 평양 시내 곳곳에 교통 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주목할 만한 진전이라고 NK뉴스는 평가했습니다. 교통카메라를 상시적으로 작동시키려면 만성적 전기 부족으로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 북한의 전기 상황이 안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NK뉴스는 분석했습니다. 또한 자동차 번호판 사진 등을 자료화해 보관하는 것은 데이터분석기술이 충분히 발전했고 위반자들에 대한 벌금제도가 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NK 뉴스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