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처벌된 것으로 알려진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처형됐다기보다는 혁명화 교육 등을 거친 후에 다시 복귀할 수 있다고 미국의 북한지도자 연구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enter for Naval Analyses)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처벌설이 있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혁명화 등을 거쳐 다시 복귀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고스 국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자신의 주변 주요 인물들 누구도 지나치게 힘을 키우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습니다. 특히 2013년 말 그의 고모부 장성택 처형 이후, 최룡해가 2015년 혁명화 교육 등의 처벌을 받은 후 재기했던 것처럼 김 위원장의 어머니 고영희와 가까웠던 황병서도 완전히 숙청된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엔가 복귀할 것으로 믿습니다.
김 위원장이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황 총정치국장을 재임용할 것이라는 것이 고스 국장의 설명입니다.
한국 정보당국은 최근 최룡해 부위원장의 주도하에 당 조직지도부가 인민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으며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제1부국장이 처벌받았다는 첩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나 김원홍 전 국가안전보위상의 재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는 올해 초 해임된 후 수 개월 만에 총정치국 제1부국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고스 국장은 그의 영향력이 완전히 회복됐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은 최근 몇 년간 당의 요직 등 지도부 권력체계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 김정은 정권 초기에는 매우 투명하게 요직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언론 등에 의해 북한 국가안전보위상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정경택 등 누가 어떤 직책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북한 공식매체가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북한 고위층에 대한 파악에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권력 공고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요직에 임명된 관리들이 안정화될 때까지 일정부분 노출을 시키지 않도록 하고 있거나, 혹은 김 위원장 스스로의 권력이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자신의 정권 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 갈등(Power struggles)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 정치분석관을 지낸 로버트 콜린스(Robert Collins) 북한인권위원회 수석자문은 대북 경제 제재로 인한 총정치국 전반에 걸친 부패 등을 이번 검열의 주 원인으로 진단했습니다. 제재로 위기 의식을 느낀 김정은 정권은 총정치국의 부패는 중간급 간부들이 상부에 진실을 보고하지 않는 등 체제 유지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 콜린스 자문은 그러나 이들의 '처벌'은 '처형'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인권단체 '노펜스'의 송윤복 부대표는 이날 평양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황병서가 철직을 당하거나 숙청을 당한 것이 아니라 '직무정지' 상태로 현재 진행 중인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 결과가 김 위원장에 보고된 후 상무위원회를 통해 그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총정치국에 대한 이번 검열이 지난해 김 위원장이 밤에 평양 중심에 새로 개발된 거리를 시찰한 후, 외화벌이를 통해 돈을 번 군인들이 그 지역 아파트를 상당수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군부에 대한 검열 지시가 나왔다는 정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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