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실향민 화가의 탈북자 돕기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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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화랑에서 한국 산수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 생긴 수익금은 모두 탈북자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조성된다고 하는데요, 전시회에 담긴 사연을 유지승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노성란 화백이 탈북자 자녀 장학금 조성을 위한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8월 9일 로스앤젤레스의 태양화랑 개최된 노성란 화백의 산수화 전시회는 지난 20일 막을 내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림도 좋고, 탈북자 자녀들을 돕는다는 취지도 좋다는 주위의 반응에 전시회가 연장됐습니다.

정재덕 평통위원: 좀 더 그림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연장하게 됐습니다.) 그림이 아주 좋다고 호응이 좋습니다. 제가 화랑을 30년 넘게 했는데 이렇게 관람객들이 많이 오는 것을 처음 봤습니다.

이번 전시회 수익금을 탈북자 자녀 장학금으로 사용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함경남도 흥남 출생의 노성란 화백은 16살 때 한국전쟁이 발발해 남으로 피란하며 실향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때문에 타향살이로 고생하는 탈북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자신이 가장 아끼는 그림 30여 점을 선뜻 민주평통에 기부한 것입니다. 특히 탈북자 자녀들이 미래의 통일에 큰 힘을 보태야 하기 때문에 장학금 수여를 선택했습니다.

정위원: (노성란 화백이) 연세도 많고, 건강도 안 좋습니다. 이 그림을 살아있는 동안에 여러 사람에게 관람시킬 수 있을까 하는 취지에서 그리고, 좋은 일 하고 싶어서 전시회를 하게 됐습니다. 노화백이 평통에 그림을 기부해 그림의 수익금을 전부 탈북자 아동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서슴지 않고 내놨습니다.

노화백은 개막식에서 나도 떠나온 고향이 그리운데 탈북자들은 더 고향이 그리울 것이라면서 많은 로스앤젤레스 교민들이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노화백의 바람대로 많은 관람객들이 다녀갔고 수익금도 모였습니다. 수익금은 모두 민주평통으로 보내져 탈북자 자녀 장학금으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올해 나이 80세의 노화백은 늦었지만 고향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기간이 연장된 전시회를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