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ED 회장 “북한 정권 점차 쇠퇴”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 칼 거쉬먼 회장.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 칼 거쉬먼 회장. (RFA PHOTO/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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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은 점차 쇠퇴하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 더 불안정해진 북한의 급변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 칼 거쉬먼 회장이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북한은 더 불안정해졌고 북한 내부에서 점차 많은 불만이 터져 나올 거라고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국립민주주의기금(NED) 칼 거쉬먼(사진) 회장이 전망했습니다.

매년 140만 달러 가량의 미국 정부 예산을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을 위해 써온 민주주의기금을 이끌고 있는 거쉬먼 회장은2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정권이 점차 쇠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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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쉬먼 회장

](북한의 미래는) 매우 불확실합니다. 2년 전까지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28살 난 젊은이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는 상황에 (북한 내부의) 불만이 없을 수 없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결국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되겠죠.

거쉬먼 회장은 장마당 확장과 휴대전화 보급 확대 등을 대표적 예로 들면서 북한 사회가 점차 고립에서 벗어나는 과정 속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장마당의 경우 단순한 상품 매매를 넘어 정보 교환과 교류의 장이 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최근 아랍권의 민주화 과정에서 정보통신기술이 큰 역할을 담당했듯 정보가 북한에 자유롭게 유입되도록 촉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버마 지도부가 개방이 정권의 이익에 부합하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에 버마가 민주화와 개방의 길로 들어섰다고 평가하면서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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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쉬먼 회장

]궁극적으로 북한의 지도층도 ‘우리가 이렇게 세상에서 고립돼서 뭘 얻을 수 있을까, 아무도 우릴 존중하지 않고, 특히 이런 우스꽝스런(ridiculous) 세습에 합법성이 있을까’라고 되물을 걸로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과 같이 매우 엄격한 전체주의 정권 아래서는 작은 불똥이 엄청난 격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한국이 여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북한에 변화가 닥칠 때 주민들이 북한사회를 재건하고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능력에 세계가 놀랄 것으로 거쉬먼 회장은 확신했습니다. 그 동안 민주주의기금이 북한 관련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직접 접해본 북한주민들이 호기심이 많고 외부세계를 열심히 배웠다는 겁니다.

그는 민주주의기금이 북한 관련 사업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실제 미국 정부의 전반적인 예산 삭감 속에서도 대북 예산은 매년 140만 달러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거쉬먼 회장은 북한 인권 증진에 노력해온 공로로 오는 7일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습니다. 15년째 한결같이 계속돼온, 민주주의기금의 북한 민주화와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한 헌신적 노력에 한국 정부가 감사의 뜻을 표하기로 한 겁니다.

거쉬먼 회장은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면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애쓴 기금 수혜 단체들에 훈장 수상의 영광을 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