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새경제관리체계’ 시행 선언 후 양강도를 비롯한 북-중 국경지역 장마당들이 환율급등으로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당국이 강제적인 환율안정 대책에 나선 가운데 소식통들은 이러한 혼란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새경제관리체계’ 시행을 선언하고 나선 직후 국경연선 도시인 양강도 혜산시의 장마당들에서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 주민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도당 간부들이 순회식으로 인민반들에 나가 해설 강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새경제관리체계’에 대한 강연을 받지 못한 주민들도 많다”며 “그런데 벌써 장마당에서 환율이 뛰어오르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새경제관리체계’에 대한 강연이 시작된 지 이틀째 되는 지난 8일, 양강도 혜산장마당에서는 전날까지 중국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840원에 머물던 환율이 갑자기 1위안 대 북한 돈 950원으로 뛰어 한때 모든 장사행위가 중단되는 등 파동이 일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갑자기 환율이 뛰어오르는 바람에 가격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장사꾼들이 물건팔기를 거부하면서 당장 먹을 쌀도 살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집전화가 있는 가정들이 많기 때문에 환율도 평양에서 어떻게 변하는 가에 따라 실시간으로 오르내린다”며 “혜산장마당에서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평양에서 환율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환율이 갑자기 뛰어오르면서 장마당에 혼란이 일자 시보안서 보안원들이 긴급 출동해 환전꾼들을 모두 몰아냈다”며 “보안원들이 이제부터 눈에 뛰는 환전꾼들은 절대로 용서치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이야기 했습니다.
보안원들의 긴급투입으로 오후시간대에 접어들면서 환율이 중국인민폐 1위안 대 903원으로 다시 내려갔다며 장사행위에 큰 혼란을 준 것을 두고 모든 장사꾼들이 환전꾼들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아무리 ‘새경제관리체계’가 나왔다고 해도 당장 이를 시행할 수 있게 준비된 기업소들이 하나도 없다”며 “예전에도 무엇을 한다고 해놓고 중도에 그만둔 일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소식통들은 8일에 있었던 환율파동을 ‘새경제관리체계’ 시행으로 인해 주민들과 장사꾼들 간에 조성된 긴장감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하면서 며칠 내로 환율과 장마당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