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백두산 3대장군’에 끼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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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7차당대회 이후 김정은 위원장을 '백두산 3대장군'으로 호칭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대신 할머니인 김정숙을 '백두산 3대장군'에서 제외했는데 이를 두고 주민들이 내심 김정은을 비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가 7차 당대회 후 산하 각 당조직들과 출판, 언론기관들에 '백두산 3대장군' 중에서 김정숙의 이름을 빼고 대신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을 넣을 데 대한 지시를 비밀리에 내렸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백두산 3대장군의 명단에서 김정숙의 이름을 빼고 대신 김정은의 이름을 넣으라는 지시를 5월 12일 각 당조직, 출판언론기관들에 비공개로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선전선동부의 지시에 따라 북한의 언론들은 5월 중순부터 김정은을 '백두산 3대장군'이라고 선전하고 있으며 대신 기존의 '백두산 3대장군' 명단에서 김정은의 할머니이자 빨치산 출신인 김정숙의 이름을 슬그머니 지워버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1980년대에 '백두산 3대장군'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하면서 국가보위부를 중심으로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를 '백두산 3대장군'에 넣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김경희를 빼고 김정숙을 "영원한 백두산 3대장군"이라고 선포한 바 있습니다.

한편 14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 주민들은 김정은이 갑자기 할머니를 제치고 백두산 3대장군으로 둔갑한데 대해 드러내놓고 비판하지는 못하지만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회령시와 함경북도 주민들은 빨치산 영웅으로 불리는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의 고향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백두산 3대장군'을 낳은 고향 사람이라는 자부심마저 김정은에게 빼앗겨 버렸다고 소식통은 아쉬움을 털어놓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아버지 김정일과 할아버지 김일성의 생가를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은 김정은이 '만경대 가문', '백두의 혈통'을 자처하며 '백두산 3대장군'에 자신의 이름을 끼워 넣은 데 대해 비웃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이 '김정숙이 과오를 범해 백두산 3대장군에서 해임됐다', '백두산 3대장군에서 김정숙이 숙청됐다'는 뼈있는 농담을 주고 받는다"며 "선대의 혁명유산을 철저히 계승하겠다던 김정은이 백두산 3대장군이라는 명칭에 끼어들기 위해 선대수령들의 유산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