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알려라" 노동신문 더 찍어

북한 주민들이 2012년 신년공동사설을 읽고 있는 모습.
북한 주민들이 2012년 신년공동사설을 읽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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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노동당 중앙위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진이 실린 ‘노동신문’의 발행부수를 배로 늘려 농촌지역에 특별히 보급하도록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까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얼굴조차 모르는 농촌주민들이 많아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발전설비들이 낡아 만성적인 전력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에서 농촌주민들은 1년 내내 전기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 식량과 맞바꾸기 위해 주민들이 야외에 설치된 변압기들까지 모조리 뜯어내 팔아버린 탓에 설사 전기가 온다고 해도 볼 수가 없는 처지라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나니 농촌지역이나 지방의 주민들은 아예 텔레비전을 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얘깁니다.

그렇다고 일반 주민들이 신문을 보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북한 간부들에게만 보급되는 ‘노동신문’마저 잦은 열차 지연으로 인해 며칠에 한 번씩 무더기로 오는데, 그마저도 종이사정이 안 좋아 하루에 3만부씩밖에 발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들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다나니 농촌지역들의 경우 관리위원장, 초급당 비서를 비롯해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불과 서너 명뿐이어서 대다수의 농민들은 아직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 노동당 중앙위가 최근 농촌주민들에게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중앙당(노동당 중앙위)의 긴급조치로 농촌지역 작업반장, 분조장, 세포비서들까지 노동신문을 보게 되었다”며 “분조장들과 세포비서들은 매 농장원들과 돌려가며 신문을 보도록 조직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러한 긴급조치가 지난 6월 중순 농근맹(농업근로자동맹) 중앙위가 올린 제의서에 의해 마련됐다며 협동농민들 대부분이 아직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얼굴조차 모르고 있다는 내용의 제의서를 농근맹 중앙위가 직접 노동당 중앙위에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의서를 전달받은 노동당 중앙위는 충격으로 받아들였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이 실린, 이른바 ‘1호 영상’ 신문들에 한해서만 특별히 발행부수를 5만부로 늘여 농촌지역들에 보내주기로 결정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각 시, 군 영화보급소들에 이동식 발전기를 돌릴 수 있는 휘발유가 공급되고 있다”며 “전기를 못 보는 협동농장들에서 이동식 발전기로 김정은 관련 문헌영화(다큐멘터리)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매 협동농장 작업반들에는 별도의 신문게시판을 만들어 김정은의 현지시찰소식을 농민들이 직접 읽을 수 있도록 했다”며 “하지만 현재의 철도사정으로는 농촌지역까지 신문이 도착하려면 보통 열흘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농민들은 이미 한참이나 지나간 소식을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