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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오는 3일 음력설을 맞아 이례적으로 나흘간 계속되는 휴식 일을 선포했습니다. 휴식 일을 늘리는 대신 특별경비 인원을 대폭 증강해 주민들의 행동 감시에 나서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음력설을 맞으며 생활고에 지친 주민들을 무마하기 위해 최장 나흘간의 휴식을 선포했지만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해마다 설 명절 때면 조금씩 주던 명절 미와 술을 비롯한 세대공급마저도 올해는 아예 없다는데요.
이런 데로부터 오는 주민들의 반발이 두려워서인지 특별경비 인력을 대폭 늘려 예년보다 삼엄한 경비망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장마당에서는 화약류를 사용하는 중국산 명절놀이 용품들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 및 압류 조취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소식통은 “이번 설은 일요일까지 겹치면서 나흘간 휴식을 주었다”면서 “특별경비조직을 강화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 매 작업반마다 경비인원을 따로 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국경연선과 주민지구들을 감시하기 위해 공장, 기업소들에서 노동자 규찰대 인원을 추가로 모집하여 설 연휴기간동안 순찰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런가하면 특별경비 성원들로 공장 전체를 지키던 예전의 경비방식과는 달리 매 직장, 작업반별로 3명이상의 경비인원을 뽑아 주야로 기계설비들을 지키라는 지시도 내려왔다는 것입니다. 경비인원이 대폭 증가되어 노동자들은 설 명절기간에 누구나 한번 씩은 특별경비에 참여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다른 소식통은 음력설을 맞으며 “화약류를 이용한 명절놀이를 철저히 금지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며 “장마당들에서 중국산 폭죽과 휘발유, 디젤유 판매를 금지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인민반회의를 통해 화약류를 이용한 중국산 명절놀이 용품들로 인한 사고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화약류를 이용한 명절놀이는 주민들의 생명재산을 파괴할 수 있는 위험한 수단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을 엄격히 처벌한다는 것을 경고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장마당들에서 통상적으로 제한 없이 판매되던 등잔기름(석유) 판매까지도 중단시킨 것으로 보아 실제로는 당국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의 방화행위를 막기 위한 예방책이라는 것이 소식통들의 분석입니다.
양강도의 경우만 해도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1997년 3월, 김정숙예술극장이 전소되었고 지난해 10월에도 송봉고등중학교 학생 3명이 중국에서 폭약을 반입하다 적발되는 등 당국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의 방화 및 방화미수행위가 끊이질 않는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보통 개인들이 휘발유나 디젤유를 파는 것은 단속해 왔지만 등잔기름을 대신해 병에 넣어 파는 석유는 단속하지 않았다”면서 “설 명절을 맞으며 등잔기름 판매조차도 금지시켜 가뜩이나 전기를 주지 않아 고생하는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