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뉴질랜드 정부가 북한의 잇단 도발 행위로 한반도에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민간 철새 연구 단체인 미란다 자연 기금이 요청한 대북 연구 기금의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정치적 긴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문덕지구 철새 환경 조사의 재개가 불투명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뉴질랜드의 미란다 자연 기금(Miranda Naturalists’ Trust)의 데이비드 로리 (David Lawrie) 대표는 북한의 평안남도 문덕 지역의 철새 조사 작업이 자금난으로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로리 대표는 지난 봄 북한에서의 철새 연구사업을 위해 뉴질랜드 정부에 약 2만 달러의 지원금을 요청했지만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로리 대표:
정부는 천안함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안에 대해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2차 핵실험도 있지 않았습니까? 뉴질랜드 정부는 북한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해서 자국민이 북한에 가는걸 원치 않는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미란다 자연 기금은 지난해 4월 북한의 조류 전문가와 공동으로 평안남도 문덕의 철새 서식지에서 조류의 생태 환경을 조사했습니다. 문덕지역은 붉은가슴도요와 큰뒷부리도요와 같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새를 비롯해 150여 종류의 철새가 먹이를 찾아 경유하는 서식지로 알려졌지만 접근이 어려워 철새 서식환경과 생물 관련 연구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당시 뉴질랜드의 윈스턴 피터스 외무장관의 방북 이후에 청천강 하구의 철새 보호지역에 대한 뉴질랜드와 북한간의 공동 조사가 시작되면서 뉴질랜드를 떠난 철새가 문덕 지역을 통과해 알라스카로 날아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로리 대표는 전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외국 조류학자와 벌인 최초의 공동조사로 철새 도래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로리 대표는 말했습니다.
로리 대표는 올봄 자금난으로 뉴질랜드 조류 전문가 3명이 다시 문덕 지역을 방문해 철새의 생태 환경을 연구할 계획이 무산되면서 망원경 등 문덕 철새 도래지에서 새떼를 관찰할 수 있는 장비를 보내려 했지만 이 또한 예산 부족때문에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로리 대표는 민간 기금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지만 많은 기금이 모이지 않았다면서,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어렵게 시작된 북한과의 철새 공동 연구 사업이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덧붙였습니다.
로리 대표:
올해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해 내년 1월경 다시 지원금을 요청할 계획인데요. 정치적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겁니다. 철새 보호를 위한 환경연구 사업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긴장 상황이 문제라고 말합니다.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 도발적인 행동을 하지 말아야죠.
로리 대표는 지난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측 조류 전문가와 협조도 잘 이뤄졌고 이동에 제한을 받기는 했지만 그다지 위험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뉴질랜드 정부의 견해는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내년 4월말 쯤 철새 도래지 조사 작업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자금을 모으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