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중국 광조우(광주) 아시안게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이번 대회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에선 후계자 김정은의 업적 쌓기에 아시안게임이 이용될 것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16회 아시안게임이 12일 중국 남부지방 광조우에서 열립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199명의 선수단을 파견합니다. 남자 82명, 여자 117명입니다. 이 같은 북한 선수단 규모는 1998년 방콕대회 때 195명, 2002년 부산대회 때 184명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20여 개 종목에 참가합니다. 축구가 남녀 합해 38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북한은 4년 전 카타르 도하 대회 때 역대 최저 성적을 냈습니다. 당시 16개 종목에 162명을 출전시켰는데, 금메달 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6개에 그쳐 종합 순위에서도 16위에 머물렀습니다.
1974년 테헤란 대회 때부터 참가한 북한은 도하 아시안게임 전까지 한 번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습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 10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 시기 우수한 체육 선수들을 ‘인민 영웅’으로 만들곤 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육상의 정성옥과 유도의 계순희입니다. 북한이 우수한 체육선수에게 영웅 대접을 하는 이유는 정치적 선전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탈북 방송인 김태산 씨입니다.
김태산:
지금 북한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다는 것은 큰 결단이 아닐 수 없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의 새로운 업적 쌓기로 이용되지 않을까..
실제로 북한은 내부 결속을 다지고, 지도자에 대한 업적 쌓기에 힘을 실어줄 목적으로 1999년 8월 스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정성옥 선수가 마라톤 우승을 하자, 그 해 9.9절 행사를 크게 준비했습니다.
100만 명을 동원해 환영행사를 펼쳤고, 정성옥 선수에게는 영웅 칭호와 함께 벤츠 승용차와 고급 아파트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까지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시 북한은 정성옥의 우승을 “주체사상으로 쏘아 올린 제2의 인공위성”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이번 광조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북한은 또 어떤 체육 선수를 영웅으로 만들어 김정은 후계체제를 미화하고 선전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