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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사건의 주범으로 북한이 지목되면서 북한을 돕는 국제기구와 미국 내 민간단체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은 계속하겠지만, 이에 대한 관심과 자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따를 전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5월) 북한에 영양쌀과 의약품을 보낸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슈나이더 국제아동재단(HSICF)'은 천안함 사태 이후 대북 지원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수년째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해 왔지만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지목되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 내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대북 지원을 위한 후원금도 크게 줄었습니다.
'국제아동재단'의 샘 한(Sam Han) 이사장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천안함 사태로 미국 주류와 한인 사회에서 북한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본다며 앞으로 대북 지원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Sam Han: 사실 이번에 이 사건(천안함) 때문에 문제가 많았어요. 한국 사람이나 미국 주류사회에서도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고, 이번에 모금도 별로 안 걷혔습니다.
이 단체가 매번 북한을 지원할 때마다 수만 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이번에 걷힌 금액은 고작 수천 달러. 대북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일단 비용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아무 문제가 없던 이전과 비교하면 천안함 사태가 준 파장이 예상외로 컸습니다. 북한의 결핵 퇴치와 병원 보수 등 의료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의 민간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도 천안함 사태로 후원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단체의 하이디 린튼 대표는 천안함의 침몰에 북한이 관련됐어도 진행 중인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계속하겠지만 대북 사업을 위한 외부 지원을 받는 것은 이전보다 힘들어질 수 있다고 19일 전했습니다.
(It may become more difficult to raise money for support of our ongoing work.)
하지만 인도주의적 지원과 정치적 사안은 별개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도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에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을 것으로 린튼 대표는 전망했습니다.
유엔 산하 인도지원조정국(OCHA)의 스테파니 벙커 대변인도 북한이 천안함 사태를 일으켰다 해도 유엔의 인도적 지원은 계속된다고 (As far as I know, UN aid to DPRK will continue.)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에 관한 국제사회의 협조는 여전히 어려울 전망입니다. 유엔의 인도지원조정국 측은 하반기에도 북한에 중앙긴급구호기금을 책정하고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계속하겠지만 천안함 사태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조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감소에 따른 자금부족으로 유엔의 대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만큼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대북 지원에 동참한 국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등 단 세 나라에 불과합니다.
이밖에도 각종 대북 지원에 앞장서는 '머시코', '사마리탄스 퍼스', '월드비전' 등 미국 내 여러 민간단체도 의료, 식량을 비롯한 각종 대북 사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지원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