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헤즈볼라·하마스에 무기 밀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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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헤즈볼라와 하마스 등 국제테러단체에 미사일을 포함한 무기를 밀수출하고 있다고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미 해병대 기념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한 연설을 통해 북한이 전세계에 미사일과 무기류를 계속해서 밀수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그러면서 버마, 이란과 함께 국제테러단체인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북한이 미사일을 몰래 공급해온 주요 대상으로 들었습니다.


게이츠 장관:

사실 북한은 버마, 이란, 헤즈볼라, 하마스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미사일과 무기류 밀수출을 계속해왔고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The fact is that North Korea continues to smuggle missiles and weapons to other countries around the world-Burma, Iran, Hezbollah, Hamas-and they continue with their development….)

게이츠 장관은 더 상세한 언급없이 미국이 지역 안정을 위해 북한의 무기 확산과 핵 개발에 맞서 모든 국가와 협력 중이라고만 덧붙였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 관리가 북한이 이슬람 무장 세력이며 미국이 대표적 국제 테러단체로 지목한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미사일을 포함한 무기를 몰래 수출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입니다.

그동안 미국 의회와 연구기관은 물론 외국 관리가 북한과 헤즈볼라, 하마스 간 무기 밀수출을 포함한 군사 분야 협력에 관해 의혹을 제기한 적은 있었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 관리가 이를 직접 확인한 것은 처음입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8월 5일 ‘2009 테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하마스에 대한 북한의 무기 수출 의혹에 관해 “주시중”이라고만 밝힌 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당시 대니얼 벤자민 국무부 대테러담당 조정관은 “만일 북한이 실제로 테러리즘을 지원한다면 테러지원국 지정 문제를 다시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미 국무부는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유지하면서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대한 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그 주요 근거로 들었습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게이츠 장관의 발언이 북한의 테러리즘 지원과 관련한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 변화를 뜻하느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게이츠 장관의 발언을 그 자체로 받아들여 달라며 일단 신중한 자세을 취했습니다.

한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5월 초 일본을 방문해 2009년 12월 북한제 무기를 싣고 가다 태국에서 적발된 그루지야 국적 화물기의 최종 목적지가 헤즈볼라와 하마스라고 주장했으며 이후 미 의회에 제출돼 현재 외교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H.R.5350)은 이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요구의 주요 근거로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