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세습 비판’ 강력단속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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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 당국이 노동당대표자회 이후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반당반혁명분자들과 내부 불순분자들의 유언비어에 경각심을 높일 데 대해 촉구하고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김정일, 김정은의 세습체제를 비난하는 삐라가 평성시에 나붙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노동당대표자회 이후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비판여론에 대해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반당반혁명분자, 내부불순분자들의 책동을 짓부시자는 교양사업에 지방 3방송(내부선전용 유선방송)과 인민반회의를 비롯한 모든 선전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연결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소식통은 "인민반과 직장들에서 반당반혁명분자들의 모략책동을 짓부실 데 대한 강연회들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며 "간첩 파괴암해분자 내부불순분자들이 퍼뜨리는 유언비어에 특별히 경각심을 높일 데 대해 강조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는 최근 인민반에서 진행된 강연회 '주민신고사업은 일심단결의 혁명적 무기이다'와 공장에서 진행된 녹음강연 '혁명적 경각성을 높여 우리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자'에 대해 전하면서 선전내용이 전례 없이 강경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강연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데 대해 극도의 불안을 느낀 미제와 남조선괴뢰도당이 우리(북한) 내부에 불순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고 언급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도 "적들은 우리내부에 잠입한 간첩, 반당반혁명분자들과 불순분자들을 부추겨 혁명의 수뇌부를 헐뜯는 온갖 거짓과 유언비어들을 퍼뜨리고 있다"며 우리 인민들이 혁명적 의식과 계급적 경각성을 높여 이러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자들을 모조리 색출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이어 강연회들에서는 함경북도 청진시와 자강도 만포시를 비롯한 일부 도시들에서 악의적인유언비어를 퍼뜨리다가 적발된 불순분자들의 사례를 들면서 그들이 "우리공화국의 법에 따라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며 하지만 심판을 받았다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이름과 직업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소식통도 "안기부(국정원)의 돈을 받아먹은 반동분자들이 온갖 유언비어들을 퍼뜨리고 있다"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자들을 잡아낼 데 대한 내용을 가지고 인민반회의가 있었다"고 말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 속에서 돌고 있는 세습에 대한 각종 비판을 남한과 연계시키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내부 불순분자들을 신고한 사람들에 대해 크게 표창한다는 것을 알리면서 주민들의 신고를 적극 조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올해에만 청진시에서 주민신고에 성실히 참여한 5명의 주민들이 천연색텔레비전(컬러TV)을 받았고 8명의 주민들에게 10만원 이상의 상금이 전달되었다며 그러한 내용을 이례적으로 인민반회의에서 공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당과 준법기관(사법기관)들에서는 신고에 참여한 주민들의 신변을 철저히 지켜주고 비밀을 담보해 준다며 주민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속에 돌고 있는 유언비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노동당 총비서 추대와 김정은의 후계세습을 비난하는 여론이 급속히 번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풀이했습니다.

청진시 주민은 "당대표자회 이후에 김정일과 김정은을 비방하는 삐라가 평성장마당 부근에 나붙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청진시 수남구역에서는 '새끼돼지 어미돼지 모조리 잡아먹자'는 낙서가 발견돼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