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보위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측 정보기관이 북측 '수뇌부'를 테러하기 위해 포섭한 첩자를 체포했다고 18일 발표했습니다.
북측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한국의 통일부는 19일 입장 표명을 유보했습니다. 김호년 대변인입니다.
김호년: 이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사실인지 아닌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제가 내용을 알지도 못하고,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에서 ‘첩자’가 잡혔다는 게 보위부원의 입을 통해 알려진 건 2-3일 전”입니다.
“회령에서는 성경을 배포하다 붙잡힌 사람들이 현재 간첩 혐의로 보위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RFA와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하지만 남측 정보기관이 북측이 주장하는 소위 ‘간첩’ 사건과 연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남측 민간단체와 연계돼 북한에 잠입해 활동하던 조선족이 보위부에 검거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납북자 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는 보위부가 체포했다는 소위 ‘간첩’들은 납북자들을 북에서 빼내는 걸 돕던 자신의 조직망이며, “남한 정보기관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보위부가 간첩을 잡았다는 발표를 한 것은 모두 “날조”된 것이며, “내부 단속용”이라는 주장입니다. 최성용 대푭니다.
최성용: 지금 보위부가 자기네 주민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 우리 남한 정부가 이렇게 했다… 또 요새 삐라 문제 이런 것들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제내들이 조작해서 보도해 낸 거에요.
서울에 있는 북한 전문가들은 북측은 김정일 건강 이상설로 이완된 북한 주민들을 단속하기 위해 이번 간첩 사건을 소재로 한 학습과 강연을 당분간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체제 단속용이라는 내부적 목적말고도 이번 북측 발표 내용은 남북 군사분계선 통행 제한과 같은 대남 압박 조치의 연장선 상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입니다.
김광인: 해를 넘겨서 길게 보면 (남북관계가) 다시 좀 완화되리라고 보는데, 우선 북한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 보면, 단기적으로 보면 남북관계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측 보위부는 지난해 9월에도 ‘외국 정보기관 요원의 대북 정탐활동’ 적발 사례를 공개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남측 정보기관을 직접적으로 언급해 남한 정부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분명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