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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미술품 수집가가 한국과 미국에서 북한 미술품 전시를 기획했지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네덜란드의 미술품 수집가 프란스 브뢰르센씨는 9개월 전 한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에 북한 미술 전시회를 제안하고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계속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브뢰르센 씨:
한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을 통해 전시회를 제안하고 가능성을 타진하던 중에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이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브뢰르센 씨는 2006년부터 모은 약 2천 500여 점의 북한 미술품 중에서 체제 선전이나 지도자 숭배와 관계가 없는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문화 교류로 남북한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믿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북한 미술 전시회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브뢰르센 씨는 북한을 찬양하는 ‘김일성 주석께 드리는 꽃’을 전시해 논란이 되고 있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맥(MAK) 미술관에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시회는 천안함 폭침 사건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독재 정권에 대한 선전물을 전시한다는 논란의 대상입니다. 브뢰르센 시는 미술관에 ‘순수 북한 미술을 전시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브뢰르센 씨:
맥 미술관장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북한의 순수미술을 전시하면 어떻겠는지 제안했죠. 답변이 없었습니다. ‘김일성 주석께 드리는 꽃’은 선전선동 작품전입니다. 제 소장품은 일반적인 예술 작품입니다.
브뢰르센 씨는 북한의 예술가 중에서도 나름대로의 예술적 시각으로 작품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탁효연, 림율, 김승희와 같은 작가의 작품 중에는 한국 미술품과 구별할 수 없는 것도 있고 9천 개 이상의 작품이 출품되는 베이징,즉 북경의 연례 아시아 미술작품전에서 금상을 받은 것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뢰르센 씨:
제가 소장한 어떤 드로잉 작품은 독일, 체코, 폴란드와 같은 나라의 전시회에서 비싼 값에 팔린 것도 있습니다. 제 소장품을 보면 작가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반영한 것이 있습니다.
브뢰르센 씨는 탁효연 씨는 북한에서는 드물게 커다란 스튜디오 즉 작업실을 갖고 있는 젊은 작가로 마치 대중 연예인과 같이 인기가 있다면서 고립된 나라 북한에서 이런 예술가의 작품을 발견했을 때 매우 기뻤다고 밝혔습니다.
‘개성 콜렉션’이라고 불리는 브뢰르센 씨의 소장품은 2008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유럽 국가에서 전시돼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지난 해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있는 스미소니언 박물관(Smithsonian Institution)에서도 그가 소장한 북한 예술품의 예술성과 독창성을 높이 평가했지만 정치적 상황이 달라지면서 벽에 부딪혔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브뢰르센 씨는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이 나아져 자신이 소장한 북한 예술가의 작품을 한국과 미국의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