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현대 미술을 서울의 유명 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회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북한 미술이 남측 관객들에게 소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서울에서 대규모 북한의 현대 미술전을 기획하고 있는 사람은 북한 미술품 수집가인 네덜란드인 사업가 프란치스쿠스 브뢰로센(Franciscus Broersen) 씨입니다.
브뢰로센 씨는 남한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현대 미술을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이라는 생각에 지난 여름부터 이번 일을 추진하게 됐다고 14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말했습니다.
브뢰로센 씨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어서 해당 미술관의 이름을 비롯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현재 네덜란드 대사관을 통해 서울의 유명 미술관 1곳과 전시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뢰로센 씨는 해당 미술관 측이 북한의 현대 미술 작품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지만, 현재까지는 전시회 개최를 결정하기 전에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다른 나라와는 달리 남한에서 열리는 북한 전시회이기에 정치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브뢰로센 씨는 정치적 선동이나 체제 선전의 내용이 포함된 미술품들을 제외한 북한의 순수한 미술 작품만을 선정한 전시회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미술 작품 수집가인 브뢰로센 씨는 북한을 6차례 방문하면서 2천 500여 점 이상의 북한의 현대 미술 작품을 구입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북한에서 수집한 미술 작품에 '개성 콜렉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각국에 이를 소개하기 위해 전시회를 추진할 정도로 북한의 미술품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뢰로센 씨가 수집한 작품 가운데에는 김성희, 정창모, 문화춘 등 북한의 예술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만수대 예술단에 소속된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브뢰로센 씨는 지난해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서 북한의 현대 미술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습니다. 또 내년에는 러시아와 네덜란드의 국립미술관에서 북한 미술 전시회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며 미국에서의 전시회도 추진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 3월 작품 구입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브뢰로센 씨는 북한의 미술 관계자들이 개인 수집가들에 의해 외국에서 추진되는 북한의 미술 전시회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으며 특히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전시회에 많은 질문을 던지며 성사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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