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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담화를 통해 사태의 책임이 북측에 있음을 재확인하고, 정부 차원의 대응조치를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무력 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대국민 담화 통해 밝힌 말입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를 ‘북한의 군사도발’로 규정함과 동시에 차후 어떠한 군사적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유엔헌장은 물론,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 등을 북한이 위반했다며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깨는 행위임을 지적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관련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 사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이 대통령은 남북간 교역과 교류에 대해선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다만, 개성공단은 입주 업체들의 또 다른 피해를 우려해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이명박: 북한은 금강산 관광길에 나선 우리 국민의 목숨을 빼앗고, 최근에는 우리 소유의 재산까지 일방적으로 몰수했습니다. 더구나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고귀한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 상황에서 더 이상의 교류ㆍ협력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북한 당국에 대해선 한국과 국제사회 앞에 사과하고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한데 이어 북한 정권의 변화도 요구했습니다.
이명박: 무엇이 진정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의 삶을 위한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거론은 빠졌습니다. 담화문을 최종 조율하는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공동번영을 위해선 군사적 대결이 아닌, 평화와 안정이라고 강조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와 함께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안보태세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으며, 국민들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담화가 끝난 뒤 열린 외교ㆍ안보 관계 부처 장관들의 합동 기자회견에선 대북 강경조치를 위한 세부 사안들이 나왔습니다. 합동 기자회견은 통일부, 국방부, 외교통상부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통일부는 우선 이 대통령이 밝힌 대로 남북 간 교류를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구를 제외한 북한 방문과 물품의 반출입이 모두 금지됩니다. 북한 선박이 남측 해역을 운항하는 것도 금지됐습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입니다.
현인택: 제주해협을 포함해 우리측 해역에 북한 선박의 운항과 입항을금지할 것입니다.
대북 지원사업도 원칙적으로 보류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향후 북한의 군사행동에 상응하는 군사적, 비군사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는 차원에서 우선, 지난 2004년 중단된 대북 심리전 방송을 24일부터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입니다.
김태영: 우리의 대북 심리전 재개는 정전협정, 남북불가침협약, 상호 비방.중상 금지 등의 합의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정당한 대응조치입니다.
김 장관은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서해에서 한미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하반기 중엔 한국 해군이 주도하는 해상차단 훈련도 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외교통상부는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위해 모든 외교적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입니다.
유명환: 이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스웨덴 등 21개 국가와 유엔사무총장, EU, NATO 등 국제기구들이 대북 비난성명을 발표하고 우리의 조치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을 밝혔으며,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이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 장관은 특히 한미동맹 차원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부는 또 현재 북한에 가해진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인 1718호와 1874호의 엄격한 이행을 촉구한다는 방침도 세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