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 도발에도 대북정책 고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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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문가들은 연평도를 겨냥한 북한의 해안포 공격이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도발 행위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도 미국과 한국 정부는 원칙적인 대북정책을 이어가면서 외교,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23일 북한이 한국 연평도에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현재 ‘제재와 대화(two-track)’란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겨냥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3일 워싱턴에서 한 회견에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6자회담의 재개와 대북 제재에 관한 대북 정책이 확고하고 지금의 대북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데 대한 반발로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자 연평도 공격을 감행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이 현 대북정책을 바꾸도록 하기 위한 북한의 전략적인 수단이라는 설명입니다.

Bruce Klingner:

북한의 전략적 목적은 도발적인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고, 결국 미국이 지금의 대북 정책을 포기하게 하는 것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난 천안함 사태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 행위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수단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해안포 공격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됐지만 지금의 대북 정책은 계속 유지되며 북한에 대한 제재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의도한 반복된 도발 행위에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한국과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스트라우브(David Straub)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한국학 연구소 부소장도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 한 회견에서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북한이 위기정책(brinkmanship)을 구사함으로써 미국과 한국의 대북 압박의 완화를 유도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후계 체제의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방북한 미국의 핵 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통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하고 곧이어 한국의 연평도에 해안포를 발사한 것 등은 모두 미국 정부를 향한 분명한 메시지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북한의 이같은 도발 행위에도 미국과 한국 정부가 원칙적인 대북 정책, 즉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를 포기하려 할 때 6자회담을 재개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며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I think that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will maintain their principled position toward North Korea.)

오히려 미국 정부가 지금의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서 한국 정부와 외교․안보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북한의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증가할 것이라고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전망했습니다.

이밖에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이은 군사적 도발이 결국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의도를 드러내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주기보다 계속 북한에게 불리한 조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해안포 공격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미국 국무부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 동맹국들과 일치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지난 22일 “북한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하는 가운데 6자회담의 재개는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혔습니다.

한편, 최근 방북해 영변 경수로 내 우라늄 농축 시설의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해커 박사는 방북 당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관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히면서 우라늄 농축 시설의 공개는 미북 간 대화 재개와 관련해 미국 정부에 전달하고자 하는 북한의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