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국방 "북 도발시 자위권 행사 지침 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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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신임 국방장관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자위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지침을 하달했다”고 6일 말했습니다. 서울의 박성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안녕하세요.

박성우: 안녕하세요.

진행자: 김관진 국방장관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방침을 밝혔지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6일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밝힌 내용인데요. “북한이 먼저 도발을 해 오면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고, 이에 대한 장관의 지침을 하달했다”는 겁니다. 교전규칙이 아니라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게 발언의 핵심인데요. 이 발언은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도 이미 나온 바 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김관진: 우리가 도발을 먼저 당했을 때, 이건 자위권 차원입니다. 자위권 차원은 적의 위협의 근원을 완전히 없앨 때까지 충분히 응징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설명을 드리면, 교전규칙은 ‘필요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따릅니다. 교전규칙은 우발적인 충돌이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각 상황에 대처하는 규칙을 단계별로 정해둔 것인데요.

여기서 ‘필요성’이라는 건 적의 도발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비례성’은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경우, 공격받은 무기와 같은 종류, 같은 양으로 반격하는 원칙을 뜻합니다.

그런데 자위권은 “교전규칙의 필요성, 비례성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적의 도발 의지가 꺾일 때까지가 자위권 행사의 범위이다”라는 게 김 장관의 설명입니다.

정리하자면, “교전규칙은 군과 군 간의 우발 충돌 시 확전을 막기 위한 것이고, 적이 먼저 도발했을 경우엔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응전해야 한다”는 게 김 장관의 발언 내용입니다.

진행자: 자위권 발동의 차원에서 앞으로는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을 가할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지난번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했을 때 한국은 전투기를 띄워놓고도 폭격을 가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 좀 더 단호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김관진 장관은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전투기를 이용해 폭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인사 청문회 답변 내용입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김관진: 만일 추가 도발 상황이 전개된다면 (한국군은) 분명히 항공기를 이용해 폭격할 것입니다.

국회 청문회에서 김 장관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한국의 공군이 전투기 F-15K를 출격하고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합참의장이 공격 명령을 내렸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장관은 또 남측이 전투기로 폭격을 했더라도 당시 상황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면 “한미 연합의 정보 자산이 북한의 전면전 준비 징후를 면밀히 보고 있고, 이에 따른 억제 수단을 한국군은 갖고 있다”는 겁니다.

김 장관은 또 “북한의 경제 사정과 정치적 승계 문제 같은 내부 불안 요소를 감안하면 북한도 전면전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회가 속전속결로 국방장관 임명에 동의했지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원래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려면 국회의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인사 청문회를 거쳐야 합니다. 이게 며칠씩 걸리는 게 보통인데요. 하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청문회 당일에 ‘경과 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습니다. “안보 상황이 긴급하기 때문”이라는 게 국회의원들이 말하는 이유입니다.

진행자: 김 장관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보여준 ‘군인다운’ 태도도 언론에 많이 소개됐더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야전군인 답다’는 건데요. 야당 의원들도 “잘 뽑았다, 든든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3일 열린 인사 청문회에 장관 후보로 참석한 김관진 장관의 답변은 짧고 명료한 게 특징이었습니다. “명백한”이나 “분명히”처럼 단호함을 나타내는 표현도 자주 사용했습니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과의 대화 내용입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유승민: K-9으로만 쏠 게 아니라, F-15K로 바로 때려야 된다고 건의할 수 있겠어요?

김관진: 네.

유승민: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김관진: 네.

답변이 단답형이죠. 이명박 대통령도 토요일 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청문회에서 당당한 자세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장관이 당당해야 군의 사기가 진작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장관은 육군본부 전략기획처 처장과 육군본부 사단장, 제2군단 군단장과 3군 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 본부장과 합참 의장 등을 거쳤습니다.

진행자: 김 장관은 지난 4일 취임사에서도 아주 단호한 국방의지를 보여줬다면서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김관진 장관은 먼저 현 상황을 “6.25 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지난 3월26일 천안함 사태와 11월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은 한국 군대의 “자존심과 명예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도 말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적의 기습 도발이었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소중한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고요. 그러면서 김 장관은 “적의 도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김관진: 북한이 또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대상으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 온다면 즉각적이고도 강력한 대응으로 그들이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의 대가가 얼마나 처절한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입니다.

김 장관은 현재의 전투력으로도 충분히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4일 취임 직후 곧바로 연평도를 찾아서 해병대 부대와 피해를 입은 마을을 둘러봤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우: 감사합니다.